여수산단 인근 밭에 검은 분진…농민들 피해보상 요구

전남 여수산단 인근 마을에서 검은 분진이 농작물에 내려앉아 주민들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2일 여수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여수시 상암동 6개 마을에서 무와 배추, 갓 등을 재배하는 밭에 인근 공장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분진이 내려앉아 수확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여수시에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업체 측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공장은 항공기나 자동차에 쓰이는 플라스틱 강화제 등을 생산하는 카본 관련 제조회사다.

현재 피해 주민들과 회사 측이 피해 보상을 둘러싸고 협의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 관할 기관인 전남도는 주민들이 지목한 이 공장을 대상으로 검은 분진의 성분과 발생량 등 피해 내용 파악을 위해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 조사를 의뢰했다.

또 당일 점검 결과 자가측정을 하지 않는 등 위반 사항을 적발해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며, 오염도 조사 결과 기준치를 초과할 때에는 개선명령이 배출부과금 부과 등 행정 조치를 할 계획이다.

전남도 동부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오염물질 배출을 인정하고 주민들과 보상 협의를 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남도는 오염도 조사 결과에 따라 위반 사항이 나오면 행정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 11일 오후 8시께부터 30여분 동안 여수시 율촌면 일원 270㏊에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성분이 검출된 '검은 비'가 내려 주민 300여 가구가 농작물 피해 등을 입고 토양이 오염됐지만, 검찰의 업체에 대한 무혐의 처분과 법원의 영업정지 처분 취소 결정에 따라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