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멕시코 교민, 美서 숨멎은 환자 살리고 티칭프로 획득

멕시코의 한 교민 사업가가 미국골프지도자협회(USGTF) 티칭프로 테스트에 참가했다가 심장마비로 숨이 멎은 다른 참가자를 소생시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교민사회에 따르면 골프 '핸디캡 3'인 김근범(48)씨는 지난달 중순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풋힐스골프장에서 진행되는 USGTF 티칭프로 자격 테스트에 참가했습니다.

테스트가 진행중 최고령 응시자인 미국인 로브 와일드(56)씨가 골프장 클럽회의실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함께 있던 김 씨는 와일드 씨의 얼굴이 검게 변하고 숨을 쉬지 않자 심상찮은 상황임을 직감하고 기도를 유지하고서 평소 익혀둔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3∼4분간 강하게 흉부 압박을 한 결과 와일드 씨가 숨을 쉬기 시작했고, 이후 구급차에 실려 인근 심장전문병원으로 옮겨진 뒤 위기를 넘겼습니다.

병원 진단 결과 평소 심장 약을 다량 복용하던 와일드 씨는 테스트 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누적되면서 고질병인 급성 심근경색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에 따른 심장마비는 환자가 쓰러진 지 5분 이내 심폐소생술을 하면 목숨을 구할 확률이 아주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USGTF측은 "응급처치가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김 씨가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며 '특별한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이번 응시자 중 유일한 한국인인 김 씨는 같은 달 21일까지 진행된 테스트에서 실기 점수에서 최고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적으로 티칭프로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성적이 우수한데다 선행까지 겸비한 김 씨에게 USGTF의 시험관이 '특별한 제안'을 했습니다.

티칭프로 자격 취득 후 1년간의 경력을 거쳐야만 도전할 수 있는 마스터급 테스트에 곧바로 응시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김 씨는 때마침 같은 골프장에서 개최되는 이 테스트에 과감히 도전, 골프 논문 발표와 다양한 샷 테스트를 통과해 2주만에 마스터 티칭프로 자격증을 따냈습니다.

김 씨는 "누구라도 옆에 있었다면 나처럼 했을 것"이라며 "인생이나 골프나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냉정과 침착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스터 티칭프로 자격증을 활용해 교민들이 골프 여가 생활을 즐기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USGTF 마스터 티칭프로 자격증 보유자는 세계 250명 정도 된다고 김 씨는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