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무능"…美 전문가 에볼라 오진 병원 맹비난

에볼라에 감염돼 사망한 미국 내 첫 환자의 병원 진료 기록을 살핀 전문가들은 '총체적 무능'이라며 한목소리로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AP통신은 지난 8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 숨진 라이베리아 출신 에볼라 감염 환자 토머스 에릭 던컨이 처음으로 이 병원을 찾았을 때 의료진이 남긴 기록을 입수해 10일 소개했습니다.

던컨은 미국 입국 엿새 후인 지난달 26일, 고열과 복통, 어지럼증 증세로 이 병원을 찾아 서아프리카에서 왔다며 에볼라 의심 증상을 호소했지만 해열제인 타이레놀과 항생제만 처방받고 귀가했습니다.

당시 그의 체온은 39.4℃로 에볼라 감염이 의심됐음에도 의료진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의료진의 명백한 오진에 대해 미국 전문의들은 '엄청난 무능'이라며 개탄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대학 공중보건학과장인 알렉산더 가르자 박사는 11일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텍사스건강장로병원 의료진이 던컨이 '서아프리카에서 왔다'는 가장 중요한 핵심을 빠뜨렸다"며 "이처럼 의료진이 질문을 정확하게 묻지 않아 환자가 잘못 처방을 받은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강조했습니다.

텍사스대학 공중보건학과장 역시 "엄청난 무능"이라며 "서아프리카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도 어떻게 에볼라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느냐"며 의료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테네시주 반더빌트대학 예방의학과장인 윌리엄 섀프너 박사는 "진료 기록을 볼 때, 설사 던컨이 서아프리카에서 왔다는 사실을 몰랐더라도 의료진은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됐다"며 귀가시키기에 증세가 너무 심각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던컨의 유가족이 던컨이 흑인이고 비보험자인 탓에 불평등한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텍사스주 보건국은 던컨의 의료 기록을 살펴 병원의 책임 유무를 따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