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트남 살상무기 금수조치 40년만에 해제

미국이 베트남에 40년동안 적용했던 살상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일부 해제했습니다.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대비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해석돼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존 케리 장관과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회담하고 난 뒤 무기 금수 해제 조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베트남에 해양 안보를 위한 살상 및 정찰용 무기의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 종전 이후인 1975년부터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수출을 금지해왔고 1995년 수교하고 나서 경제 부문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왔지만 무기금수 조치는 그대로 뒀습니다. 최근에는 해안 경비용 비무장 순시선 등을 일부 제한적으로 판매했습니다.

국무부 관리들은 베트남 정부가 미국 측에 특정 무기의 구매를 요청하면 의회와 긴밀하게 협의해 사례별로 판매 허용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조치가 베트남 당국이 정치범을 석방하거나 사면하는 등 일련의 민주화 조치를 시행한 데 따른 것으로, 인권 현안에서 추가 진전이 있으면 미국의 무기 수출 규제도 더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중국 견제를 위해 베트남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고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 공세를 강화하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