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시 도심인 칠성로 일대의 전깃줄에 밤마다 제비가 떼를 지어 앉아 배설물을 마구 배출하는 바람에 시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20일 제주시에 따르면 일도1동 칠성로 상가에는 10여일 전부터 오후 8시 무렵이면 수천 마리의 제비가 몰려들어 전깃줄에 앉아 배설물을 떨어뜨려 도로와 차량, 진열된 상품 등을 더럽히고 행인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습니다.
일부 상가에서는 제비 때문에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며 제비 퇴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당국은 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으나 뚜렷한 묘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시는 한전의 협조를 받아 전깃줄 위에 낚싯줄을 길게 설치해 제비가 발로 전깃줄을 움켜쥐지 못하게 하거나 공포탄을 쏘아 퇴치하는 방법, 전깃줄에 뾰족뾰족한 피복을 씌워 제비가 앉지 못하게 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비는 이달 말이면 동남아 등지로 날아가기 때문에 불편하겠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제비를 칠성로에서 퇴치하면 다른 곳으로 몰려가 똑같은 민원이 나올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류보호단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제주로 이동한 제비의 개체 수가 예년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여 앞으로 제비를 보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오히려 제비 보호 캠페인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비는 통상 음력 3월 3일(삼짇날)에 우리나라로 날아와 음력 9월 9일에 강남으로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도는 제비들이 강남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1∼2일간 머무르는 중간 기착지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09년 제비가 먹이활동을 통해 해충을 방제하는 효과가 제주에서만 연간 20억원을 넘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사진] 제주시 칠성로 상가 제비 떼로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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