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모든 게 일상으로 돌아오셨을 텐데요, 여러분들 이번 추석 연휴 며칠이나 쉬셨습니까? 닷새를 모두 쉬신 분도 있고요, 또 닷새까지 아니고 나흘만 쉰 분들도 계실 텐데, 오늘(11일)은 이 문제에 대해서 정책·사회부 권애리 기자와 함께 얘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참 이런 얘기는 좀 그런데, 일단은 닷새 다 쉬신 분들도 있고 이제 못 쉬신 분들도 있는데 근데 왜 그렇게 된 겁니까?
<기자>
대체휴일은 지난해 11월에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인데요, 공휴일 중에서도 추석과 설, 그리고 어린이날에 한해서만 공휴일과 겹치는 날이 있을 때 하루를 더 붙여 쉴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올해 설과 어린이날은 공휴일과 겹친 적이 없는데 이번에 추석에 처음으로 하루 겹치는 날이 있어서 대체휴일이 첫 시행 됐습니다.
올해 추석이 9월 8일이었죠. 그런데 7일이 일요일이어서 이날이 공휴일과 겹쳤기 때문에 이날을 하루 더해 어제 10일이 대체휴일로 첫 시행된 겁니다.
<앵커>
네, 어제 못 쉬신 분들도 참 많아서 괜히 억울한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이게 다 같이 적용되는 휴일이 아니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모두에게 적용되지 못한 휴일이라는 점 때문에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인터넷에 '추석 귀족'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떠돌았습니다.
오늘과 내일까지 9일을 최장 쉬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은 추석 귀족, 그리고 대체휴일은 그래도 찾아쓰신 분들은 추석 평민, 그리고 이제 대체휴일 적용되지 못한 분들은 난민이다.
사실 저희는 솔직히 일을 했으니까 수당이 좀 나오긴 하는데 그것도 받지 못한 분들 추석 난민이다. 이런 분들이 조금 웃어넘기기에는 씁쓸한 그런 얘기가 좀 있었는데요, 이렇게 된 이유는 대체휴일은 관공서의 휴무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서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관공서는 이날 쉬라는 거지, 기업에서 대체휴일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즉, 이날 직장이 유급휴무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이번 추석에 이렇게 대체휴일을 누린 분들, 유급휴무를 받은 분들과 그렇지 못한 분들이 갈리게 된 겁니다.
재미있는 게 제가 지난해 말 제작된 달력들을 좀 봤더니 관공서 달력들은 모두 9월 10일에 빨간색 칠이 돼 있었습니다.
대체 공휴일이라고 이렇게 약간 자랑하는 것처럼 표시까지 자세히 된 것들도 있었고요, 그런데 민간기업 같은 곳에서 만든 달력들은 모두 10일이 검은색입니다.
달력을 만들 때 새 제도를 미처 알지 못한 곳들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9월 10일에 대해서 이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입장을 못 정했던 기업들도 있었다는 게 달력에서도 드러납니다.
<앵커>
대부분이 검은색이었어요, 관공서는 물론 쉬었겠고 민간 기업들 가운데서도 좀 형편은 나은 대기업들은 대부분 또 대체휴일의 혜택을 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관공서, 그리고 공사들은 다 쉬었고요, 그리고 이제 고용인원이 300명 이상의 규모인 사업장들은 이 관공서의 휴일에 대한 규정에 맞춰서 휴일을 쓰게 돼 있기 때문에 어제 다 유급휴무를 받았습니다.
그보다는 작아도 수백 명 정도의 중견 사업장들도 쉰 곳이 꽤 많고요, 학교도 쉬었죠.
학교와는 좀 입장이 다르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그에 맞춰서 어제 다 쉬었습니다.
은행은 쉬긴 했는데 ATM기는 평일처럼 수수료를 안 받는 걸로 했고요, 병원 같은 곳은 대형병원은 응급실을 빼고 쉬고, 또 개인병원들은 여는 곳들도 꽤 있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까지 쉬게 하고, 내일은 연차를 쓰게 한다든지 해서 9일 연속 쉬는 기업들도 적잖습니다.
이런 분들이 이제 귀족이라고 부러움을 산 거고, 새로 생긴 대체휴일까지 그래도 닷새는 쉬었다, 이러면 평민이 됩니다.
이런 분들은 추석 다음 날까지 친척들과 보내고 제사도 지내고 하시다가, 어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조용히 쉬거나 하면서 오늘을 준비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앵커>
지금 권애리 기자 얘기 듣고 나니까 대부분 쉰 것 같은데, 그럼 어떤 분들이 못 쉬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네,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또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는 어제 다 일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휴일보다 더 쓸쓸한, 소외감이 느껴지는 하루를 보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많았는데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조사해 봤더니 한 50명 안팎의 작은 기업들의 경우엔 대체휴일까지 연휴 닷새를 모두 썼다는 기업이 14%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국내 근로자 가운데 1천만 명은 이런 중소업체에서 일합니다.
대기업, 관공서, 이런 데서 일하시는 분들은 수가 그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영세 자영업자라든지 이런 분들까지 생각을 하면 대체휴일이다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쉬지 못한 분들이 훨씬 더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기업주 입장에서도 작은 곳들은 아무래도 대체휴일을 쉬면 워낙 휴일이 며칠씩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만약에 이제 설, 추석, 어린이날이 다 공휴일에 겹칠 경우에는 1년에 3일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요, 이렇게 될 경우에는 사실 부담이 좀 많이 된다.
이렇게 호소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직원들에게 미안해도 어쩔 수 없다는 거죠.
어제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지 못해서 일하시는 분들을 좀 더 속상하게 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어제 고속도로 통행료는 출근하시는 분들이 더 많은데도 출퇴근 할인을 안 해줬습니다.
그래서 어제 매일 장거리 출근을 하시는 직장인 한 분이 어제 출근하면서 이런 일을 당하셔야 했던 심정을 인터뷰해 주셨는데요, 들으면서 굉장히 공감을 해서 같이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장우영 /어제 출근한 직장인 : 기분이 좀 소외되는 느낌이고 불이익당하는 느낌이거든요. 도로공사에 전화 걸어봤어요. 본인들은 쉰다고 해서 (통행료 출퇴근) 할인이 안 된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중소기업 다니는 입장에선 굉장히 황당했어요.]
소외감이 느껴졌다고 말씀하신 게 굉장히 인상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대체휴일에 같이 쉬지 못한 맞벌이 부부들도 많은데 갑자기 학교나 유치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을 맡길 때가 없어서 고생하신 분들도 계시고, 또 다른 집 애들은 부모 손 잡고 놀러 가는데 나는 그렇게 해주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휴일마저 불평등하다.", "추석의 귀족, 난민이 따로 있느냐." 이런 말이 나오지 않으려야 않을 수 있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앵커>
권애리 기자의 얘기 들어 보니까 대체휴일은 당장 100% 다 적용을 못 한다고 하더라도 일하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여러 가지 제도적 개선 점이 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정치권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 움직임 이런 것들은 없습니까?
<기자>
네, 여야에서 모처럼 한목소리로 이렇게 불평등한 휴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같이 누릴 수 있는 대체휴일을 만들어야 된다 이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여당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야당은 대체 휴일제 관련 법안을 별도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휴일이 늘어나는 게 실제 큰 부담이 되는 작은 사업장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실제 법이 그렇게까지 바뀌는 대는 논란이 조금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은데 일단 내년에도 추석 당일인 9월 27일이 일요일과 겹치기 때문에 대체 공휴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모두가 다 같이 쉬고 모두가 다 같이 일할 수 있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뭔가 좀 대체휴일이 아니라 다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 같은 것들을 좀 고민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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