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가 있는 여성을 돌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중형을 선고받은 남성 3명이 항소심에서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광주고법 제주형사부(재판장 김창보 제주지법원장)는 20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과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상 특수강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을 선고받은 고모, 이모, 김모 씨 등 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면소(免訴·형사 소송에서 공소권이 없어져 기소를 면하는 것)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는 그 범죄행위가 종료한 2002년 4월부터 10년이 지난 2013년 12월 17일 제기됐으므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밝혔다.
1심과 2심의 판결이 달랐던 것은 법원이 공소시효 배제 규정 적용을 놓고 상반된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2011년 11월 관련 법이 개정돼 장애인에 대한 강간 혐의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게 됐다.
이어 2012년 12월에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은 범죄에도 적용한다'는 경과 규정이 만들어졌다.
1심은 공익상의 이유로 경과규정 없이 공소시효 폐지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경과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시효 배제 규정에 대한 경과규정이 존재하지 않을 때 피고인에게 불리하지 않은 종전의 규정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고씨 등은 2002년 4월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웃의 지적장애 2급 여성 A씨를 돌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공소시효 문제와 개정된 법률에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내세워 자신들의 면소를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4월 24일 열린 1심에서 부진정소급효를 적용해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진정소급효는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사건에 한해 시효를 연장해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법령은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효력을 미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진정 소급효'는 새로운 법령의 시행 이전에 사건이 시작돼 시행 당시에도 이미 진행 중인 사실에 대해 소급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완료된 사건에 대해 소급 적용하는 것을 '진정소급효'라고 한다.
(제주=연합뉴스)
지적장애여성 성폭행 혐의 3명 공소시효 끝나 '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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