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지난 주에 발생한 포천빌라 고무통 시체 사건, 용의자는 붙잡혔는데요. 사건의 진상을 둘러싸고 의혹은 계속 오히려 증폭되고 있습니다. 피의자가 처음에 외국인 남성이라고 밝혔던 시신은 경찰의 지문 감식 결과 내연남이자 직장 동료였던 한국인으로 밝혀졌고요. 또 함께 발견된 피의자 이씨 남편에 대해서는 사망 시기와 원인을 둘러싸고 지금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에서 이 사건 자세히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표창원 소장님, 어서오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사건일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얼마 전에 유병언 시신 발견 이후에 부패한 시신의 신원확인, 사망 원인, 사망 시기, 뭐 이런 부분들 둘러싸고 아직까지도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죠. 그런데 또 이 포천 사건에서 과연 피의자와 아들의 진술처럼 10년이 된 시신 일 수 있느냐, 이런 부분이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고요. 경찰이나 국과수에서도, 법의학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라는 답 밖에 내놓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서 많은 분들이 논란을 벌이고 계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사건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국과수나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질 것 같아요, 소장님. 이게 법의학의 한계인가요? 부패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난 시신, 사망 원인이나 시간 도저히 밝힐 수 없는 건가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밝힐 수 없는 것은 아닌데요, 분명히 의학이나 과학도 한계는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망 당시에 바로 병을 앓다가 사망하신 분, 이런 분을 제외하신다면 원인을 바로 알 수 없거든요. 이런 사건을 우리가 변사사건이라고 합니다. 변사체가 언제, 어떻게, 왜 사망을 하셨느냐, 이것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법의학도 필요하고 법과학도 필요하고 법인류학도 필요하고요. 이러한 부분 뿐만 아니라 경찰의 주변 수사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마지막에 이 분이 살아있었을 때가 언제였고 어떤 행적이었느냐, 누가 목격했느냐, 이런 부분들까지도 확인이 되어야 하는데요. 그래서 모든 결과를 종합을 해서 재구성을 해봐야만 진실에 가까운 추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번 사건에서 보셨다시피 시신의 부패 시기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하거든요, 온도, 습도, 그리고 곤충의 작용. 그리고 법의학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시신을 보고 골절정도라든지, 근육이나 장기에 잔류해있는 독극물의 정도, 그리고 피부의 근육에 상처가 있는 것이 관찰된다면 그런 부분들. 그런 부분들을 관찰할 수 없을 경우에 가장 큰 문제가 되죠.
▷ 한수진/사회자:
참 복잡하네요. 소장님, 그럼 모든 변사 사건이 다 이렇게 밝히기 어려운가요, 아니면 좀 시간이 많이 지난 흐른 경우만 어려운가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흐른 경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망 이후에 부패가 진행되기 전에 발견이 되면 시신이 굳은 정도를 사후강직이라고 하죠. 그리고 직장의 온도, 이것이 살아있을 때의 시체, 인간의 평균 체온. 그리고 외기온, 바깥의 온도. 이 사이에서 어느 부분에 있느냐. 그리고 안구의 상태, 또 시반 형성 상태, 이런 부분들을 통해서 사망시간을 추정해낼 수 있는 이런 과학적인 방법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부패가 진행되기 전이라면 피부나 피하근육, 그리고 혈관, 뼈, 이런 부분에 대한 손상, 상처들을 통해서 왜 사망했는지 사인규명도 훨씬 용이하죠.
▷ 한수진/사회자:
결국 시신 발견시간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살인범들에게는 유리하다, 그래서 최근에 발생한 사건들 중에 시신을 훼손 후 유기하거나 아예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서 실종인지 살인인지 모르는 그런 사건들이 좀 많아지는 거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범죄자들이 학습을 한다고 봐야 되겠죠. 언론 방송 등을 보면서, 아, 이러이러한 경우에 사인 규명이나 사건 해결이 어렵구나. 그래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증거 인멸을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하죠. 그런데 그만큼 수사기관이나 법과학자들은 노력을 많이 하거든요. 기법이나 장비도 발전하고 있고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사실 범죄를 저지르고 수사망을 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 법의학 수준은 어떤가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지난 번 의사의 만삭 부인 살인 사건에서 피고인 측이 캐나다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법의학자를 불렀죠. 그래서 이상자세의 의한 질식사를 주장하면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결국 우리나라 국과수와 법의학자가 법정에서 이겼습니다. 그래서 결코 우리나라 법의학 수준이 세계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고요. 과거에 치과의사 모녀사건에서는 스위스 법의학자에게 졌었죠, 법정에서. 절치부심해서 많이 발전해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소장님, 이번 포천사건도 보면요. 지금 부패한 내연남의 신원도 확인이 되었고 이런 면에서 보면 한 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혐의 입증은 별로 문제가 없는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법적으로 법정에서 혐의 입증은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문제는 진실이죠. 꼭 이 피의자에게 유죄를 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대체 이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으며 왜 발생했고 유사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이 필요할까, 이런 부분은 반드시 진실 규명으로 이어져야 하고요. 특히 남겨져 있는 8살 어린이 있지 않습니까. 이 어린이에게 어떠한 충격이 가해졌고 우리가 이후에 어떠한 보호와 치료 양육을 해주어야 할까, 이 부분도 진실 규명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진실 규명을 위해서 경찰이 무척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하셨지만 말이지, 이 아이 말이죠. 학교에도 못 가고 거의 격리 돼서 감금 된 상태에서 생활했다면서요. 더구나 이런 끔찍한 목격을 했는데 충격이 너무 클 것 같아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충격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내용과 양상이 좀 다를 수 있습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은 언론보도를 접한 분들은 대개 이 끔직한 부패한 시신과 함께 오래 생활한 것, 이것이 가장 큰 충격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이 어린이는 오히려 그 부분은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고 있을 수 있고요. 그보다 더 큰 것은 그 또래에 걸맞는 꼭 필요한 교육, 그리고 자기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 바깥 세상에 대한 탐구, 이러한 기회가 완전히 차단된 채, 음식물만 공급받는 반 사육 상태에 있었다는 것, 이것이 가장 큰 충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이 어린이에 대한 치료과정에서 혹여나 외부인들이 어떻게 그 끔찍한 상황에서 버텨 냈니, 우호적인 호의를 가지고 말을 할 수 있겠지만은 이 어린이가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문제를 자꾸 충격적으로 반응을 보이면 그 문제 때문에 오히려 이 아이가 이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를 거듭해서 2차, 3차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은 그러니까 이게 얼마나 끔찍한 사건인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잘 판단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겠네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아무래도 이 어린이의 상황과 인식 수준에서는 그럴 수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 사건의 목격자로서 조사를 받게 해서는 안 되겠네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아니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사실 자꾸 덮고 감추려고만 하게 되면 영원히 이 사건으로부터 분리해낼 수 있다면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이 어린이가 어떤 형태로든 본인의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고요, 성장발육단계에서. 그리고 주변의 반응, 관련된 뉴스, 언론보도를 접해볼 수도 있겠고 인터넷 검색을 해볼 수도 있겠고요. 그래서 받게 되고 그게 정확하게 정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후에 그 충격이 더 클 수 있거든요. 피해자 심리학에서는 이런 경우에 점진적 노출이 가장 바람직한 치료 회복 방법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점진적인 노출.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갑자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요. 조금씩 조금씩 이 어린이가 현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기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기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게끔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수사관 중에서 소아정신과적인 훈련을 받은 분, 아니면 소아정신과 전문의나 전문가 중에서 수사 관련한 지식이나 경험이 있으신 분, 아니면 양자가 협업을 해서 이 어린이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을 보살펴 주면서 이 사건의 진실을, 이 어린이의 관점에서 본 것, 들은 것, 경험한 것을 풀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 그것이 진실 규명에도 도움이 되고 어린이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보통 어른들 같은 다른 사건들 같이 직접적인 심문을 통해서 이렇게 사건의 실체를 받아 낼 수는 없겠죠, 이 아이에게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아무래도 그렇죠. 그래서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네, 그런데 이 아이는 지금 보살필 가족이 없는 것 아니에요, 소장님.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법적으로는 어머니가 현재 피의자 상태이고요. 그 형이 있지만 형과 이 어린이 사이에는 혈육관계가 조금 의심이 되고 그리고 애착 관계, 동생으로 받아 들이냐의 부분, 함께 생활한 경험이 있느냐,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이거든요. 그리고 아직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규명되고 있지도 않고 같이 있지도 않은 상태였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어린이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양육권을 가져올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그런 조치들을 취할 수 방법들은 아동보호법 등에 마련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검사에게 신청을 하고 친권, 양육권에 대한 현재 법적인 양육권자에 대한 소유권을 박탈하고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 어린이를 전문적으로, 의학적으로 돌봐주고 보호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고 또 전문적이고 세심한 수사와 치료가 이루어져서 이 아이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런 말씀으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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