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망명한 시리아 정부군 소속 사진사가 그동안 사진으로 기록해온 정부군의 잔혹행위를 폭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헌병대 사진사로 일하던 남성이 31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내전의 참상을 고발했습니다.
신원 보호를 위해 '시저'라는 암호명으로 불린 이 남성은 지난해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망명하면서 자신과 동료가 촬영한 5만5천여 장의 내전 사진을 빼내왔으며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사진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그는 눈을 도려낸 시신부터 심한 구타를 당한 시신까지 고문의 흔적이 뚜렷한 시신을 다수 촬영했으며 굶주림으로 뼈만 남은 시신도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내전 초에는 하루에 15∼20구 정도의 시신을 촬영하고 이름을 붙여 사진을 분류했지만 내전이 격화하고 정부군의 반군 진압작전이 강화되면서는 시신이 속출해 번호를 붙여 사진을 정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증언 중에는 오른쪽 눈이 없는 시신과 목 부분이 멍자국과 피로 범벅인 시신 등 시저가 촬영한 사진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시저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나 보던 장면들"이라며 "가끔은 사진에서 이웃과 친구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비통해했습니다.
또 "이런 기밀 정보를 빼간 것을 시리아 정부가 알게 되면 나는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은 무거운 침묵 속에 증언을 청취했으며 일부 사진을 보고서는 잔혹함에 놀라 입을 가리기도 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런 사진을 보고서 어떻게 해야할지 묻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엘리엇 엥겔 외교위 간사는 "이 사진들은 말 그대로 전쟁범죄"라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유럽 국가들과 국제조사단을 구성해 지난 1월 시저의 사진을 조사한 뒤 시리아 정부군의 잔혹행위 증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에서는 시저의 진실성이 의심스럽다면서 반군이 저지른 잔혹행위를 촬영한 사진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증언은 시저의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됐습니다.
시저는 모자가 달린 점퍼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증언했으며 정복과 사복을 입은 경찰이 현장에 다수 배치됐습니다.
취재진의 녹음이나 영상 촬영도 금지됐으며 사진 촬영도 뒤쪽에서만 허용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시리아군 사진사, 美 하원서 정부군 잔혹행위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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