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으로 3차례 이름을 불렀을 때까지만 해도 응답했는데…"
지명훈 서귀포소방서 현장대응과장은 혹시나 구조할 사람이 있지나 않을까 확인하려고 연기가 자욱한 화재현장에 들어갔던 동료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어제(1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의 한 2층 단란주점 화재현장에 출동, 화재를 진압한 뒤 홀로 마지막 점검에 나섰던 서귀포소방서 강수철 동홍119센터장이 단란주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비번이었지만 집에서 대기하고 있던 강수철 서귀포소방서 동홍119센터장이 연락을 받고 화재현장에 도착한 것은 이날 오후 7시 21분쯤으로 이미 화재가 크게 번지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바로 장비를 착용하고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유독가스가 너무 심해 코앞의 물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최악의 조건이었습니다.
단란주점은 2층에 있었지만 유리창까지 3∼4겹으로 방음시설을 한 내부구조로 인해 유독가스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았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부로 진입, 화재진화를 했고 불을 끄기 시작한 15분 만에 간신히 불길을 잡았습니다.
화재는 발생 1시간 여만인 오후 8시 32분 모두 꺼졌습니다.
밖으로 나온 강 센터장은 혹시라도 내부에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단란주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층계를 올라가 홀을 지나 2번 방과 1번 방을 차례로 샅샅이 둘러봤습니다.
중간 중간 지명훈 현장대응과장이 육성으로 강 센터장의 이름을 불렀고 그는 "무사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10여 분 뒤 4번째 불렀을 때는 강 센터장의 대답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급하게 2층 단란주점 안으로 들어간 대원들은 오후 8시 58분 홀 카운터 앞에 쓰러져 있는 강 센터장을 발견, 층계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지만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동료 소방대원들은 강 센터장이 단란주점 내부를 모두 확인하고 나서 밖으로 나오다 장애물에 부딪혀 쓰러지며 공기호흡기가 벗겨진 탓에 유독가스를 마셔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유독가스를 마시면 의식이 있어도 순간적으로 사지가 마비돼 쓰러지고 1∼2분 계속 유독가스를 마시면 바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지 현장대응과장은 "강 센터장은 너무나 책임감이 강했던 사람이었다. 비번인 날 굳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자신이 가야한다며 가장 먼저 화재현장에 들어갔다"며 흐느꼈습니다.
강 센터장은 동홍119센터장으로 부임한 지 3개월 된 22년 경력의 베테랑 구조대원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조했습니다.
그는 지난 1992년 서귀포소방서에 처음 임용된 뒤 제주소방서 노형119센터장과 서부소방서 119구조대장 등을 지냈고 도정행정유공 제주도지사 표창과, 소방행정유공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받았습니다.
76세 노모와 아내, 고등학생인 아들과 딸을 둔 가장으로 평소 요양원 등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화재현장 마지막 점검 나선 소방대원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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