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개봉하는 한국영화 '좋은 친구들'(감독 이도윤)에서 주인공 현태의 존재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불길을 잡는 소방관인 현태는 두 친구 때문에 어머니가 목숨을 잃었다는 진실과 마주하고 나서도 마음에 이는 불길을 가라앉히려 애쓴다.
화면에서 대놓고 보여주지 않은 현태 속마음은 어땠을까. 현태로 분한 지성은 어떤 마음으로 역에 몰입했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한 카페에서 지성과 마주앉았다.
영화는 서로가 전부였던 20년 지기 세 친구인 현태·인철·민수가 현태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상대를 끔찍한 고통으로 몰게 되는 이야기다. 주지훈이 인철을, 이광수가 민수를 맡았다.
지성은 파국을 맞은 세 친구의 관계를 어떻게 볼까. 그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셋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았다"는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우정에 금이 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상황 때문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을 뿐이지 친구를 미워하거나 증오하기에는 오히려 정말 좋은 친구들이었어요"
지성은 영화 마지막을 장식하는 공항 장면 이야기를 꺼냈다. 이 장면에서 힘겹게 입을 뗀 현태는 인철에게 "너, 나한테 할 말 없냐"고 묻는다.
지성은 "현태가 인철에게 그렇게 말하는 목적은 '너가 우리 엄마를 죽였냐'라고 묻는 데 있지 않다"면서 "우리 좋은 친구였잖아, 그런데 너는 이렇게 정리할 수밖에 없었냐고 묻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성은 "범인이 친구들이라는 걸 현태가 알게 된 그 순간부터는 그네들이 우리 엄마를 죽였다는 사실은 오히려 두 번째에요. 현태에게는 '니들이 왜?'라는 부분이 가장 크게 다가왔겠죠"라고 덧붙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세밀하게 노출한 인철·민수 캐릭터와는 달리 끝까지 꾹꾹 눌러담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 현태 모습이 아쉽지는 않았을까.
지성은 "많이 편집됐지만 (해당 분량이) 살았다고 해도 현태 심리가 명확히 설명됐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지금 편집된 현태 느낌도 그렇고, 제 연기도 그렇고 그런 감정들이 인철과 민수를 더 속상하게끔 하는 장치인 것 같다"고 답했다.
'좋은 친구들'은 어깨에 힘주거나 과장된 폼을 잡지 않는 영화다.
지성은 "이 영화에서는 조직폭력배나 형사가 주인공도 아니고 의리와 배신이 있을 법한 상황 연출도 없다. 영화에 자극적 소재가 많지 않았는데도 누아르풍 영화를 완성했다는 점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 주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저 덕분인 거 모르시겠어요?"라며 농담을 던진 지성은 곧바로 자세를 고쳐 앉더니 "영화 시나리오가 소소한 생활을 엮어냈다. 꼭 의리라는 것이, 우정이라는 것이 대단한 것만은 아니듯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찾은 이야기가 강점"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떠받치는 또 다른 기둥은 겉보기로는 언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배우의 호흡이다. 지성은 "이런 영화 분위기에서는 연기 욕심을 내지 않고 같이 호흡 맞추기 쉽지 않은데 우리끼리 호흡이 잘 맞았다"고 전했다.
셋 중 맏이인 지성은 "주지훈 씨와 이광수 씨 모두 정말 예뻤다"면서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은 좋은 두 배우를 얻으셨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성은 "두 캐릭터 모두 탐났다. 인철처럼 가볍고 대책 없이 사는 양아치 역할도 하고 싶고, 민수처럼 순박하지만 정말 둔하고 자기표현 잘 못하고 친구들의 리드에 끌려 다니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성은 마지막으로 현태도, 배우도 아닌 개인의 삶에 대해 묻자 "좋다. 결혼 생활도 늘 연애하는 기분이고 행복이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서울=연합뉴스)
지성 "평범한 소재로 누아르 영화, 좋은 평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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