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법원이 아랍권 최대방송인 알자지라의 기자 3명에게 징역 7~10년을 선고하자 이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군부 실세인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신임 대통령은 비판이 확산하는데도 "이집트 사법부 판결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 BBC 등에 따르면 호주와 영국, 네덜란드 정부 등은 자국 주재 이집트 대사나 고위 외교관을 소환해 이번 판결에 항의했다.
이집트 법원은 전날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고 허위 보도를 한 혐의로 호주 국적의 피터 그레스테와 캐나다-이집트 이중 국적자인 무함마드 파흐미 알자지라 영어방송 기자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집트 국적의 바헤르 무함마드 알자지라 프로듀서에게는 무기류 소지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10년을 판결했다.
그러나 알자지라 기자들이 무슬림형제단과 연계됐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무함마드 프로듀서가 소유한 무기류도 시위 현장에서 이미 사용된 총알 한 발이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과 국제 인권단체는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유죄가 선고된 불공정한 판결"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호주 외교부는 주호 이집트대사관 고위 외교관을 불러 자국 출신 피터 그레스테 기자에게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캐물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그레스테에 내려진 중형에 경악했으며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국과 네덜란드 정부도 자국 주재 이집트 대사를 불러 이번 판결에 항의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역시 "끔찍하고 가혹한 판결"이라며 백악관이 엘시시 대통령에게 알자지라 기자들을 사면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조쉬 어니스트 부대변인은 "우리는 정치적 배경이 깔린 선고를 받은 이들을 사면해 줄 것을 이집트 정부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 최고대표 역시 "언론은 범죄가 아니다"며 "이집트는 즉각 알자지라 기자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알자지라와 BBC 기자 수백명은 이날 카타르 수도 도하와 영국 런던에 모여 이번 판결을 비판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결같이 입에 'X'자 모양의 검은색 테이프를 붙이고 나타나 이집트 당국의 언론 탄압을 비판했다.
그러나 엘시시 대통령은 이들 알자지라 기자를 즉각 사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날 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집트 사법부는 독립 기관"이라며 "우리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해 7월 엘시시 주도 아래의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쿠데타로 축출한 뒤 무르시 지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1천500명이 숨지고 1만5천명 이상을 체포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알자지라 기자 중형 선고에 비판 확산…이집트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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