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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반딧불축제 계기로 살펴본 반딧불이의 신비

청정자연의 고장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반딧불 축제의 계절이 왔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가다' 주제의 올해 행사 기간은 7일부터 15일까지.

아흐레 동안 계속되는 축제는 자연과 생명의 고마운 가치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천연기념물 곤충 중 하나가 바로 '반딧불이'입니다.

반딧불이가 가장 많이 사는 '무주 일원의 반딧불이와 그 먹이(다슬기) 서식지'는 1982년 11월에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됐습니다.

날로 심해지는 인간중심주의와 환경파괴 속에 심산유곡의 무주는 반딧불이에게 마지막 피난처이자 천국인 셈입니다.

반딧불이는 과연 어떤 생명체일까? 산업화·도시화 이전의 농경시대에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지만 불과 몇 십 년 사이 주변에서 급속히 사라져 이제는 특별한 진객이 돼버렸습니다.

반딧불 축제를 앞두고 무주군농업기술센터 반딧불이연구소의 김하곤 박사가 들려준 반딧불이의 세계는 신비하기 그지없습니다.

무주에 주로 사는 반딧불이종인 애반딧불이는 성충이 돼도 길이 1cm가 채 되지 않습니다.

알로 태어나 유충,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까지 사는 일생 역시 1년 가량.

반딧불이가 지구에 출현한 건 짧게 잡아도 5천만 년 전입니다.

현생인류의 기원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게 고작 20만 년 전이고, 유인원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700만 년에 불과한 인간은 그 까마득한 후배인 셈입니다.

과학문명이 기승을 부리고 자연환경이 급속히 훼손되는 상황에서도 반딧불이의 생존 의지는 매우 강합니다.

남극과 북극을 제외하고는 어디서나 서식이 가능하며 또 실제로 살고 있습니다.

반딧불이는 국내 유일의 발광곤충입니다.

배 밑바닥 끝부분에 발광기를 달고서 노란색이나 황록색의 불빛을 발산합니다.

고요한 밤중에 보면 하늘의 별이 잠시 내려와 반짝이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빛을 내는 것은 짝짓기가 주목적이나 적에게서 자신을 방어하고 동료에게 위험을 알리는 통신수단 구실도 합니다.

새가 소리로 말하고 꽃이 향기로 신호를 보낸다면 반딧불이는 빛으로 그 메시지를 전하는 셈입니다.

이런 그들에게 인공조명은 최대의 위협입니다.

수명과 생태는 같은 종마다 다소 차이가 납니다.

애반딧불이의 경우 봄의 끝 자락에 번데기에서 성충이 돼 짝짓기한 다음 그 2-3일 뒤에 알을 낳습니다.

그 수가 무려 200-300개.

한 알의 크기가 0.5mm가량이어서 육안으론 구별조차 힘듭니다.

알은 섭씨 25도 가량의 온도에서 20-30일 만에 부화해 애벌레 상태의 유충이 됩니다.

이 애벌레는 이듬해 4월까지 250여 일 동안 물속에 살면서 변태 과정을 거칩니다.

껍질을 벗고 또 벗기를 무려 여덟 차례.

낡은 자기를 버리고 새로운 자기로 태어나는 '작은 죽음'과 '작은 탄생'을 거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땅에 올라 번데기가 되어 성충이 되는 날을 조용히 기다립니다.

반딧불이가 주로 먹는 것은 수중생활을 하는 애벌레 때는 다슬기와 물달팽이, 고동 같은 조개류입니다.

다시 말해 반딧불이는 육식곤충인 셈입니다.

날카로운 턱으로 먹잇감을 문 뒤 턱의 작은 홈으로 강력한 소화마취제를 주입해 상대를 액체상태로 만들어 빨아 먹습니다.

반면에 성충 상태에선 짝짓기하고 죽기까지 2주 동안 그저 이슬만 먹고 견딥니다.

형설지공의 주인공인 반딧불이는 노래와 시의 소재가 될 만큼 인간들에게 정서곤충 구실을 했습니다.

개똥벌레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동심과 그리움의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환경 오염과 파괴 정도를 가늠케 해주는 환경지표곤충 역할을 해오고 있기도 합니다.

지구촌에 사는 반딧불이 종류는 모두 2천여 종을 헤아립니다.

이중 한반도에 서식하는 건 애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 고작 세 종밖에 안 됩니다.

그만큼 자연이 그 질서와 생명력을 잃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환경의 날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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