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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태어난 가포신항…시민단체 "해피아 때문"

잘못 태어난 가포신항…시민단체 "해피아 때문"
"첫 단추부터 잘못끼운 가포신항. 해양수산부는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경남 창원 가포신항 조성이 '실패한 국책사업'이란 지적을 받는 데는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에게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지역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제기됐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만을 메워 조성된 가포신항은 조성공사가 끝나 지난해 7월 마산지방해양항만청으로부터 시설준공승인을 받았습니다.

준공승인이 났다는 것은 법적·행정적으로 언제라도 부두를 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준공승인이 난지 1년이 다됐는데도 컨테이너 부두 2선석과 다목적 부두 2선석은 방치되고 있습니다.

가포신항에 정기적으로 드나들 배가 없는 것이 개장 지연의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해양수산부는 2001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연구 용역을 근거로 2011년 마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20만5천TEU, 2020년 39만2천TEU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 용역이 가포신항 조성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그러나 실제 물동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센터 통계를 보면 2004년 6만1천994개에 달했던 마산항 컨테이너 화물은 매년 수천개씩 줄어들어 2011년에는 7천892개까지 급감했습니다.

2012년에는 8천470개로 소폭 늘어났으나 지난해에는 6천451개로 다시 추락했습니다.

마산항 활성화를 위해 창원시가 2011년 조례를 만들어 컨테이너 하나당 3~5만원씩 화주, 국제물류주선업자, 해상화물운송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물동량 하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마산항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컨테이너 화물선사 역시 한 곳밖에 없습니다.

마산항 컨테이너 물량이 저조한 것은 인근에 부산신항이라는 대규모 컨테이너 전용 무역항이 운영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는 대형선박이 아무 때나 가포신항에 드나들 수 있도록 거액을 들여 마산만 항로준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등 지역시민단체는 가포신항의 실패 뒤에는 공직에서 퇴직한 뒤 가포신항 민간사업자인 마산아이포트㈜ 고위직까지 차지한 해양수산부 출신 관료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해양수산부 고위 관료들이 엉터리 물동량 예측으로 필요없는 가포신항을 만든 것도 모자라 마산아이포트㈜에 신항 운영 개시일부터 14년간 물동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해 수익이 나지 않으면 정부가 적자분을 부담해주는 최소운영수익보장(MRG) 협약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산아이포트㈜는 현대산업개발·SK건설·경남도·창원시가 주요 주주로 지금까지 국비와 자기자본·차입금을 포함해 3천원이 넘는 돈을 들여 가포신항을 조성했습니다.

이 법인은 신항 소유권을 국가에 넘기는 대신에 50년간 항만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합니다.

5명의 마산아이포트㈜ 사장 가운데 초대부터 3대 사장까지 마산지방해운항만청장, 항만국장, 국립해양조사원장 등 해양수산부 고위직 출신이 차지했습니다.

창원물사랑시민연대는 오늘(19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포신항 조성의 책임을 물어 해양수산부 사과와 항로준설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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