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기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총체적인 부실에 하나가 더 추가됐습니다. 이번엔 119 소방방재청입니다. 승객 구조하느라 바쁜 해경에게 생존자를 헬기에 태워서 팽목항으로 옮겨달라고 재촉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알아보니까,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팽목항에 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 오전 10시 34분, 전남 119 상황실은 구조한 사람들을 침몰 현장에서 가까운 서거차도로 이송하고 있다는 해경에 대해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팽목항으로 온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전남 119 상황실 : 보건복지부랑 중앙부처에서 지금 내려오고 있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서 못가잖아요. 팽목항으로 일단은 중앙부처에서 온다는데 어떻게 하죠?]
[목포 해경 : 높으신 분이 서거차도로 오든 팽목으로 오든 저희들은 모르겠고, 우린 한 사람이라도 구조하는 게 우선 아닙니까.]
119 상황실은 다시 해경에 전화를 걸어 구조한 사람들의 팽목항 이송을 재촉합니다 .
[전남 119 상황실 : 중앙정부에서 집결하고 있는데, 대기하고 있다가 서거차도에서 다른 데로 가버리면 어떻게 해요. 다 붕 뜨게 된단 말이에요.]
[목포 해경 : 일단 구조가 우선이지 어떻게 바로 나온답니까?]
[전남 119 상황실 : 헬기에 급유할 유조차들 등 모든 인력 장비유관기관들도 팽목항 그쪽으로 집결하고 있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씀하면 안 되죠.]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에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결과적으로 해경 구조가 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선미/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들 앞에서 구조된 사람들을 보여줘야 하는 의전 먼저임이 너무나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소방방재청은 팽목항에 있던 중앙부처 사람들은 복지부 재난 의료팀을 비롯한 구조 지원 인력이며, 팽목항이 응급처치와 헬기 이송에 적합한 지역이어서 이송경로를 통보한 것일 뿐 의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전경배,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