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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설계회사는 왜 선박검사 공무원에 뇌물 줬을까

선박설계회사는 왜 선박검사 공무원에 뇌물 줬을까
선박설계업체 임원은 왜 선박 총톤수를 검사하는 항만청 공무원에게 뇌물을 줬을까?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오늘(13일) 선박설계업체 임원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방해양항만청 선박검사 담당 공무원 이모(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선박의 총톤수 측정검사를 하면서 선박설계 업체 임원으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5차례에 걸쳐 현금과 상품권 등을 합쳐 1천1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박설계업체와 선박 총톤수 검사 담당 공무원 사이에 어떤 업무 연관성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들 간의 업무 연관성은 외국에서 운항한 중고 선박을 들여올 때 총톤수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선박설계업체가 선주의 중고 선박을 도입 관련 업무를 대행하면서 선박 총톤수 검사 공무원과 자연스럽게 접촉합니다.

총톤수(Gross Tonnage)는 선박의 크기를 표시하는 단위입니다.

외국에서 가져온 중고 선박이 받아야 하는 필수검사 사항으로는 선박등록증서와 선박검사증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검사 항목이 있습니다.

이 서류들에는 선박의 길이, 너비, 깊이, 선령, 처음 건조한 조선소 정보 등이 포함됩니다.

배의 경우 실제 무게를 잴 수 없습니다.

총톤수는 상갑판 하부와 상부의 격벽으로 둘러싸인 모든 폐위장소(enclosed space)의 합계 용적에 일정 계수를 곱해 계산합니다.

총톤수 검사는 공무원이 선박설계도면과 실제 선박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선박설계도면이 총톤수 계산에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총톤수는 선박 등록세, 검사수수료, 선박 입출항료 같은 항비, 수리목적으로 독에 들어갈 때 사용료 등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선주는 총톤수 산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총톤수는 복잡한 공식에 계수를 곱해 정하기 때문에 설계도면에 뻔히 나와있는 수치를 조작하기는 어렵습니다.

총톤수 검사 담당 공무원이 선박설계업체 임원에게서 뇌물을 받았을 개연성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선박 검사기간을 줄이기 위한 '급행료'나 검사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며 오가는 금품이 바로 그것입니다.

대부분 영세한 연안여객선사들이 하루라도 빨리 배를 띄우고자 선박검사 기간을 줄이려고 뇌물을 건넨다는 것입니다.

또 세금이나 수수료, 사용료를 적게 내려고 총톤수를 줄여 선박등록을 하는 것은 업계의 관행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박중개업자는 "총톤수 검증을 포함해 선박검사가 지연돼 선박등록이 늦어지면 선박등기를 못 해 대출이 안 되고 보험가입도 안 된다"며 "무엇보다 선박 취항날짜가 늦어져 전체 운항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배를 건조한 지 오래돼 설계도면이 없어졌거나 크게 훼손된 경우 선박설계업체가 실제 선박을 보고 거꾸로 도면을 그리는 사례마저 있습니다.

이런 때엔 선박검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당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줄 개연성이 커집니다.

한 선박업계 관계자는 "배를 보고 도면을 그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고 실제 선박과 차이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애초 도면이 있을 때보다 선박 검사기간은 훨씬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부산해항청의 한 관계자는 "선박 총톤수 검사는 평균 1.5∼2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도면과 실제 선박이 일치하는지만 보기 때문에 검사 편의 제공이나 급행료 명목으로 금품이 오가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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