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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일간 46개국…지구촌 화폭에 담은 미대생

경희대 미술학과 07학번 김물길씨 

경희대 미술학과 07학번 김물길(26·여)씨는 2011년 12월 미얀마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 1년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동식물과 사람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을 심산이었다.

그러나 여행은 예상했던 기간을 넘겨 무려 673일간이나 이어졌고, 46개국의 정경은 약 400장의 그림으로 옮겨졌다.

27일 경희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4일부터 서울 동대문구 교내 미술관에서 '365 아트 로드전(展)'이라는 이름의 전시회에서 이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2009년 프랑스에서 3주간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풍경을 봐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게 큰 충격이었다"고 여행의 계기를 설명했다.

김씨는 2년 반 밤낮으로 아르바이트하며 2천500만원의 여행 자금을 모았다.

짐을 줄이려고 여행은 여름을 찾아 북반구와 남반구를 오가는 식으로 이뤄졌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 북미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다.

비용을 아끼고자 히치하이킹과 현지 가정집 숙박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현지에서 사귄 친구만 해도 수백 명에 이를 것"이라며 "불고기와 양념치킨이 먹고 싶다는 말에 구글에서 요리법을 검색해 만들어 준 멕시코 아저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되돌아봤다.

김씨는 수채 물감과 펜으로 갈라파고스 군도의 푸른 발 달린 이름 모를 새와 세렝게티 초원의 야생동물, 페루에서 만난 익살스런 인디오 등을 그렸다.

무거운 미술 도구를 들고 여행을 할 수는 없기에 현지에서 재료를 직접 샀다.

미얀마처럼 현지 사정이 열악한 곳에서는 종이 대신 달력 뒷장을 이용하고, 쿠바에서는 현지 신문을 찢어 붙여 체 게바라를 모자이크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1년 10개월간 구석구석 들여다본 세계는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김씨는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인도 어린이의 그림에 "아동 노동은 인도에서 큰 문제"라고 적었고, 가난에 찌든 마다가스카르의 아이는 새총이 얼굴을 죄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그는 "공사장에서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자신의 경험을 살려 '여행 멘토'로 활동한다.

올여름 여행 에세이집을 낼 계획도 있다.

"다른 친구들은 어서 취업을 하라 했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었으니 후회하지 않아요.

여행을 통해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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