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립정부 부총리인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가 국왕의 국교회 수장 겸직 제도 폐지를 주장해 정치권에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클레그 부총리는 전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가 최고지도자가 종교 수장까지 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LBC 라디오 주간 전화답변 프로그램에서 "장기적으로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는 것이 교회나 종교를 가진 사람은 물론 국교회 신자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클레그 부총리의 이런 발언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앞서 기독교 국가로서의 영국의 국가정체성을 강조한 것을 견제하는 발언으로 풀이됐다.
캐머런 총리는 최근 기독교 잡지 기고문과 부활절 행사에서 영국은 기독교 국가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정치권 안팎에 논쟁을 불렀다.
스스로 무신론자임을 밝힌 클레그 부총리는 총리의 발언과 관련 "역사와 전통 측면의 기독교적 정체성 주장에는 개의치 않는다"며 "기독교의 가장 큰 덕목은 다른 종교나 믿음도 인정하는 개방정신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총리의 정교분리 주장이 알려지자 캐머런 총리는 "잘 작동되고 있는 국교회 체제를 바꿀 이유가 없다"며 반박했다.
보수당 소속 기독교 의원연맹 회장인 게리 스트리터 하원의원도 국왕의 국교회 수장 겸직 폐지 주장은 분란만 일으킬 뿐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세속주의 운동단체들은 클레그 부총리의 화두 제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테리 샌더슨 영국 세속주의협회 회장은 "스웨덴도 2000년에야 정교분리 과정을 거쳤으므로 영국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교회 최고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이와 관련 블로그를 통해 을 정교분리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교회에 나오는 사람 수로는 영국이 기독교 국가였다고 할 수 없지만, 종교적 믿음에 기초한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기독교 국가"라고 밝혀 논란 진화에 무게를 뒀다.
(런던=연합뉴스)
영국, 국왕 교회수장 겸직제 '뜨거운 감자'되나
부총리, 정·교 분리 주장에 논란 환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