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 출범(2012년 12월) 이후 '암중모색' 수준으로 진행되던 북일대화가 물 위로 올라올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3일 1년7개월 만에 적십자 회담을 재개한 데 이어 10∼14일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 씨의 부모와, 요코타 씨가 북한에서 낳은 딸 김은경(26) 씨 간의 첫 상봉을 성사시켰다.
19∼20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적십자 회담 및 외무성 과장간 비공식 협의가 예정된 가운데, 요미우리 신문은 17일 북일이 2012년 11월 이후 중단된 외무성 국장급 대화를 곧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핵문제 등 안보 측면에서의 대북 정세가 여전히 '한겨울'인 상황에서 도드라진 북일대화는 양측의 이해가 일치한 결과로 풀이된다.
북한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친중파'로 알려진 장성택 처형 이후 중국의 정치·경제적 후원이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제재완화와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한 출구 모색 차원에서 일본과의 대화를 생각했을 수 있다.
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남북관계와 관련, 북일대화를 남측에 대한 '자극제'로 삼으려는 의도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일본 아베 정권으로서도 내달 소비세 인상이라는 중대 고비를 앞둔 상황에서 납북자 문제에서의 성과는 내각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를 굳건히 하는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속도감 있는 양측의 대화 행보에도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대체로 신중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돌려보낼 일본인 납북자가 남아 있지 않다'는 북한과 이런 북한의 입장을 믿지 않는 일본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큰데다 한반도 정세의 '기관차'라고 할 북핵 문제가 멈춰선 상황에서 '객차'라고 할 수 있는 북일대화가 큰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와세다대 이종원 교수(국제정치 전공)는 양측이 2008년 일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내각 당시 성사 직전까지 갔던 '납치문제 재조사-대북제재의 부분적 해제' 수준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차원에서 공인한 납치 피해자뿐 아니라 납치 피해자로 의심되는 일본인까지도 송환 대상으로 요구하는 등 문제 해결의 기준을 높인데다 대북 제재 해제에 이전 정권보다 더 부정적인 아베 정권의 입장과 현재의 북핵 상황으로 미뤄 협상의 급진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이 교수는 내다봤다.
또 익명을 요구한 대북 소식통은 "납치 문제와 관련, 북일간에 작은 성과는 나올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흐름으로 보아 납치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은 양측 수뇌부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며, 그 결단은 마지막 단계에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며 "양측 수뇌부의 전격적인 결단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연합뉴스)
탄력받은 북·일대화…실질적 성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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