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반정부 운동을 하다가 우리나라로 탈출한 카니 카엠브 조셉(42)씨가 입국한지 7년 만에 난민 지위를 최종 인정받았다.
조셉씨가 낸 난민 소송에서 법원은 객관적 물증이 거의 없는데도 당사자 진술을 믿고 그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난 7년 동안 겪은 어려움과 여전히 막막한 앞날을 생각하면 조셉씨의 승소는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 영화 같은 탈출과 재판
야당에 가입해 집회를 주도한 조셉씨는 정부군에 붙잡혀 고문을 당하다가 2007년 탈출했다.
그는 콩고에 부인 츠한다 샬롯 은가룰라(37)씨와 세 아들을 남겨뒀다. 외국으로 도망친다는 사실조차 미처 알리지 못했다. 은가룰라씨는 남편이 무사히 한국으로 도망쳤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3년 뒤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법무부는 두 사람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제 추방 위기에 처한 이들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런데 판결이 엇갈렸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최근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으로 조셉씨의 난민 불인정 처분을 취소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반면, 같은 재판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부인 은가룰라씨를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다행히 부부는 생이별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난민 지위 인정기준 덕분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실무지침서에서 "가장이 난민 정의의 기준을 충족하면 그의 부양가족에게도 난민 지위가 인정된다"고 정했다.
법무부 측이 조셉씨와 은가룰라씨의 부부 관계를 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에서 진 은가룰라씨도 한국에 머무를 수 있다.
◇ 빈민으로 전락한 난민 신청자
법무부가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확정 판결까지는 보통 5년 이상 걸린다. 그동안 정식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한 난민 신청자는 마땅한 직업이 없어 사실상 빈민으로 전락하고 만다.
조셉씨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에 와서 딸을 가진 조셉씨 부부는 주변의 지원으로 어렵사리 가정생활을 꾸렸다.
난민 지원단체인 피난처의 도움이 컸다. 난민 신청자들은 이런 삶을 '구걸'이라 자조한다.
소송을 대리한 배정훈 변호사는 "난민 인정 확정 판결까지 총 다섯 단계다. 못 버티고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송 도중 구금되면 생계가 더 막막해진다. 조셉씨 역시 불법 체류 범칙금 200만원을 낼 돈이 없어서 항소심 직후 구금됐다가 대리인 도움으로 풀려난 적이 있다.
이 사건에 관여한 배의철 변호사는 "난민 신청자를 소송 중에 구금하는 것은 잔혹하다. 소송에서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승소 확정에도 조셉씨 부부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당장 우리말에 서툴러 직업을 구해봐야 막노동이다.
피난처의 김지윤 간사는 "작년 7월 난민법이 시행됐지만 한국어 교육 등 정부의 맞춤형 취업 지원 등은 아직 부족하다"며 "난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콩고 부부 재판으로 본 '난민 정책의 그림자'
난민 확정 판결에 7년이나…'인간다운 삶'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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