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1일 발표한 청와대 조직개편 방안의 포인트 중 하나는 청와대에 인사위원회를 설치키로 한 부분이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수위가 인사위 설치를 비중있게 발표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인사실패가 정권초부터 민심이반을 가져온 중대한 원인 중 하나라는 인식이 깔렸다는 시각이다.
특히 인사위 설치에는 대선 공약인 대탕평ㆍ공정 인사의 실현을 위해 인사 시스템의 대혁신이 필요하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조각(組閣)을 비롯한 공직사회의 인사를 잘 꿰어나가야 정권이 탄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국민화합 속에 공약의 실현이 순조로울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8월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현 정부의 최대 실책은 인사 문제"라며 "현 정부에 대한 불신도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회전문 인사 등 인사문제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당선 이후에도 "최근 공기업, 공공기관 등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는데 국민이나 다음 정부에 큰 부담이 되는 것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공직 사회의 인사가 전쟁에서 이긴 뒤 전리품 나눠주듯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지론을 드러냈다는게 주변 인사들의 설명이었다.
돌이켜보면 5년전 이명박 정부는 조각부터 인사 파문에 휩싸였다.
장관 후보자 15명 중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 등 3명이 부동산 등 문제로 청문과정에서 낙마했다.
고소영ㆍ강부자 내각이라는 말이 등장했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고 이것이 두고두고 정권운용의 부담이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 당선인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며 인사위를 둔 배경에는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엄정한 인식에 따라 '시스템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 친인척이나 대통령을 등에 업은 정권 실세 등이 인사에 관여함으로써 '인사(人事)가 망사(亡事)'가 되는 치명적 사태를 피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그 배경에는 이명박정부가 출범하면서 전 정부의 청와대 인사수석이 인사비서관으로 격하되고 행정부의 고위공무원단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인사위원회가 폐지되면서 청와대 인사의 공정성 훼손이 시작됐다는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대통령 임명직의 후보 추천과 검증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공직인사가 실세들에 의해 좌우되고 이것이 정권내내 계속된 `인사실패' 논란을 낳았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 주변에서 "혈연, 지연, 학연에 얽매이지 않고 전문성과 능력을 주로 한 탕평인사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물론 이명박정부도 대통령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추천위원회를 뒀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인사위원회가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인수위가 이날 이 문제까지 별도로 발표한 것은 인사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분명한 프로세스를 구축, 박 당선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정실이나 밀실이 아닌 `시스템' 인사를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인사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의 인사위 구상이 노무현 정부의 인사시스템과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무현 정부는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추천위를 둬 인사수석이 후보군을 추천하면 검증을 담당한 민정수석을 비롯해 홍보수석, 정책실장 등이 참여하는 추천위의 협의과정을 거쳐 2~3배수로 압축한 후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과정을 거쳤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는 인사수석을 별도로 뒀지만 이번 인수위는 수석급 직제에 인사 담당자는 빠져있다.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인사위 위원을 누구로 구성할지가 공개되면 인사문제를 사회적으로 더 어렵게 만들 소지가 있어 내부구성을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 수석 중에 관계되는 분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청와대에 인사위 설치…'인사는 만사' 당선인 의지 반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