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바로 이점이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얻는 플루토늄은 고순도로 언제든
핵무기로 전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꿈의 원자로를 만들기 위해 시도한 것은 일본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선진국은 이 원자로의 위험성을 확인한 이후 모두 건설 자체를 중단했습니다. 일반 원자로에 비해 설비가 복잡한 데다 냉매제로 사용하는 액체 나트륨이 다루기가 극히 어려운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공기나 물과 접하면 불꽃을 일으키는 데다 불투명의 성질을 갖고 있어 원자로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몬주에서도 지난 1995년 12월 나트륨이 유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잇따랐고 결국 1995년 8월 시운전을 시작한 이래 제대로 가동조차 못해 본 상태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은 2050년에야 상용화가 가능한 몬주의 유지비로만 한해 천 5백억 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몬주 고속증식로 측이 도쿄 주재 한국특파원단의 취재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저로서는 의외였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취재를 받아들인 것은 맞지만 시설은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높아지고 있는 여론의 반발과 핵개발 의혹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몬주 측은 지역 주민들에게 시설의 일정 부분에 대해 공개를 해 왔는데 그 루트 그대로를 한국 특파원단에 공개한 것 뿐입니다. 원전의 모습에 대해선 수킬로미터 떨어진 바닷가 백사장에서의 촬영만 허가했을 뿐이고 각종 실물 모형과 작은 실험실 등을 공개하는데 그쳤습니다.
나머지 시설에 대해선 촬영이 엄격히 금지됐으며 일부 시설에 들어갈 때에는 휴대폰마저 소지를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베일에 감싸 있는 몬주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철저하게 무너졌습니다. 결국 2분 30초짜리 길이의 심층 리포트를 만들기 위해 몬주를 찾았던 취재진은 평소와 같은 길이의 리포트를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몬주를 유지하려는 목적에 대해 특파원단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 속내를 알아차린 몬주 홍보실장은 IAEA의 엄중한 사찰을 받고 있으며 어떤 일이 있어도 핵무기로 전용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특파원단에 공개된 극히 일부에 국한된 몬주의 모습처럼 일본이 주변국들이 보내는 의심의 눈초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요원해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