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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원 10명 중 3명, 로비기업 주식 거래

미국 의원 10명 중 3명, 로비기업 주식 거래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의원 10명 중 3명이 자신이 다루는 법이나 자신을 로비 대상으로 삼는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WP)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하원의원 425명을 상대로 본인과 가족의 주식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30.6%인 130명이 소속 상임위원회의 입법 활동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 판 것으로 조사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의원 및 가족은 '로비 기업'으로 등록된 323개사의 주식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최소 8천500만 달러에서 최대 2억 1천800만 달러까지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로비 기업을 상대로 한 전체 4만 5천건의 주식 거래 가운데 8건 중 1건꼴인 5천531건이 이들 의원이 상임위에서 취급하는 법안과 직접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WP는 설명했다.

의원 130명의 소속은 민주당 68명, 공화당 62명이었다.

예컨대 톰 코번(공화·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유전공학 기업이 지지하는 법안을 다루면서 채권 2만5천달러어치를 사들였고 에드 윗필드(공화·켄터키) 하원의원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밀었던 법안을 공화당이 무산시키기 직전에 5만~10만 달러의 이 회사 주식을 팔아치웠다.

마이클 맥콜(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의 가족은 상임위 소관 법안과 이해관계가 얽힌 하이테크 기업 주식 28만6천~69만달러 상당을 매입했다.

미국 상·하원은 올해 초 의원이나 보좌관이 의정 활동을 수행하면서 내부적으로 획득한 정보를 주식 투자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회 정보 주식거래 금지법'(Stock Act)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해 11월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이 비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내부자 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의회는 그러나 행정부 고위 관료에 대해서는 이들이 감독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업과 관련한 주식을 매매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면서도 의원들은 여전히 특정 기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을 제정할 때조차 해당 기업에 주식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P는 이들 의원이 비밀 정보를 활용했다는 내부자 거래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그런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정황은 충분하며 의회가 의원들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의원은 대부분 거래 시점과 법안을 다루는 시기가 우연히 일치했다거나 그들이 투자한 기업이 로비 기업으로 등록된지 몰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자신은 중개인의 주식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심지어 투자는 전적으로 배우자의 몫이라거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면서 불가피하게 이들 기업이 들어간 것이라는 변명도 있었다고 WP는 덧붙였다.

조지 W.부시 대통령 시절 최고 윤리 담당 변호사였던 리처드 페인터는 그런 설명으로 윤리적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비판하고 의혹을 사지 않으려면 블라인드 트러스트(blind trust, 백지신탁제도)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제도는 고위 공직자나 의원 등이 국정이나 의정 활동에 공정성을 기할 수 있게 재임 기간에 재산을 공직과 관계 없는 제3의 대리인에게 명의신탁하고 자기 주식이라고 할지라도 절대로 간섭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페인터는 "의원의 처자식이나 재정 고문은 블라인드 트러스트의 대리인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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