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페루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온 사회가 슬픔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페루의 쿠스코지역에서 수자원개발지역을 헬기로 탐사하던 한국인8명을 포함한 14명이 악천후로 인한 헬기추락으로 사망한 것입니다. 외국에서 발생하는 우리국민의 급작스런 사망사건시에 언론이 어떻게 보도하고 대처해야 하는가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8일 하나의 급보가 언론을 타고 전해지면서 우리사회는 진한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페루의 산악지대인 마르카타파 지역에서 헬기를 타고 이곳의 수자원을 탐사하던 우리국민 8명을 포함한 14명의 탑승객들이 악천후로 인한 헬기추락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일부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걸었으나 결국 모든 탐승객들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SBS 8시뉴스는 8일 ‘8명 생사불명, 악천후로 수색난항’과 ‘사고대책반 현지급파’ 기사들로 이 사안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9일 ‘실종 사흘째, 특수부대 투입’ 기사, 10일 ‘추락헬기 발표, 전원사망 추정’, ‘악천후 비행 강행 의문’기사, 11일 ‘14명 전원시신 수습’기사, 12일 ‘악천후 속 운항책임논란’ 기사를 다루었습니다. 12일 기사를 제외하면 모든 기사들이 톱뉴스 안건들입니다. 그런데 SBS보도의 아쉬운 점은, 첫째, 이 사안을 페루의 높은 산악지대애서의 악천후로 인한 헬기추락 사건으로 프레임하고 있는 점입니다. 페루지역, 특히 잉카지역으로 유명한 쿠스코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산악지대와 그곳의 악천후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렇게 보도함으로써 헬기추락의 근원적 요인들을 탐색하지 못하게 됩니다.
둘째, 현지 수색요원들의 수색과정, 헬기의 추락지점, 사망한 시신들의 이동 등에 대한 유사한 영상화면들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입니다. 특히 시신들의 이동 장면이 과도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제시된 점입니다. 높은 산악지대, 수색요원들의 행동, 수색 헬기들의 비행 등 같은 장면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된 것은 새로운 소식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욕구에는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셋째, 이번 사건의 원인이나 이후 대책들에 대해 언론 나름의 탐사적 시도가 부족했고, 정부대책에 대한 비판이 전무한 점입니다. 사건초기부터 진행되기까지 모든 보도의 초점이 현상 파악에만 맞춰져 있고, 사고 원인이나 이후의 대책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합니다. 더욱이 이와 같이 외국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의 사망 사건에 대해 정부 당국의 정책이나 방안들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있어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이번같이 외국에서 발생한 사고인 경우 우리언론의 보도는 현장에 대한 파악이나, 사망자들에 대한 신원파악, 가족들의 슬픈 모습 등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는 우리언론과 외국 언론과의 연계가 효율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SBS도 외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효율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사회가 페루의 헬기사고로 인한 사망자들에 대해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검찰의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재수사결과를 접하면서 국민들은 심한 허탈감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청와대의 개입여부는 밝혀내지 못했으며, 국무총리실의 전 차관을 중심으로 이해관계나 정치목적으로 수행했던 국가기강 문란사건으로 규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3일 검찰의 국무총리실의 민간인사찰 안건에 대한 재수사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관이 ‘윗선’이며, 이영호 전 청와대비서관이 ‘몸통’으로 밝혀졌으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라하는 사회의 주요 인사들을 사찰한 ‘국가기강 문란사건’으로 규정하였습니다. 이번 사안의 가장 궁금했던 점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느냐의 여부와 어디까지가 ‘윗선’이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궁금증들은 끝내 밝혀내지 못한 것입니다. 검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논란이 재개되었고, 정치권은 격앙하면서 이번 검찰수사에 대해 정치쟁점화 하고 있습니다.
SBS 8시뉴스는 13일 ‘박영준이 윗선 끝, 이건희, 이용훈도 사찰’, ‘청 윗선규명 실패, 부실수사 논란’, ‘특검은 가능, 국정조사’ 표제의 기사들로 이 사안을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이후로 이 사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다루지 않았습니다. SBS보도의 문제점은, 첫째, 이번 사안에 대한 보도의 수량이 지나치게 적은 점입니다. 작년 한해 우리사회를 그토록 뜨겁게 했던 사안이며 첫 번째 수사결과에 대한 불만과 미진함으로 인해 재수사한 상황에서, 단순히 검찰의 재수사결과 발표를 중계하듯이 전해주는 것에 그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검찰발표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없었던 것입니다.
둘째, 이번 민간인 불법사찰 사안에 대한 성격과 본질의 파악에 미진한 점입니다. 민간인 불법사찰이 정부기관 관리들의 주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정부의 정상적 업무수행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였고, 공권력의 남용이었으며, 일반인들의 사생활보호나 인권보호의 차원에서도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였습니다. 단순히 청와대의 개입여부에만 주목하여 검찰의 발표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이 사안을 보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보면 언론 나름의 다양한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셋째, 이번에 검찰이 규정한 ‘국가기강 문란사건’에 대한 언론 나름의 충분한 설명이 있었어야 ?는데 그러하지 못한 점입니다. ‘국가기강 문란사건’이란 무엇을 의미하며, 이렇게 규정된 사건들이 이전에 어떤 것들이 있었으며, 이런 사건에 관여한 사람들은 무슨 처벌들을 받는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어야 했습니다. 검찰의 수사결과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검찰이 규정한 사건의 속성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언론은 전문적이고 탐사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의미들을 파악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사안은 국가기관의 권력남용과 청와대의 관여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일부 고위공직자들에 의한 국가기강문란사건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언론은 이 같은 검찰의 사안의 속성에 대한 규정을 단순히 추종할 것이 아니라 사안이 지니고 있는 보다 근원적인 속성들을 파악해 다른 시각에서의 의미를 파악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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