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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하룻밤 수백만 원…美 '광란의 졸업파티' 시끌

호화판 졸업파티(PROM)의 그늘

[취재파일] 하룻밤 수백만 원…美 '광란의 졸업파티' 시끌
유명 연예인 빰치는 세련되고 짙은 화장에 화려한 드레스, 근사한 턱시도를 차려 입은 청춘남녀가 줄줄이 파티장에 도착합니다.  남녀가 한 쌍을 이뤄 값비싼 리무진에서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조금씩 어색한 분위기를 완전히 감출수는 없지만 그래도 얼핏보면 헐리우드 시상식장에 들어서는 연예인 못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은 '프롬(PROM)'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파티 광경입니다. 파티장안에서는 이렇게 차려입은 학생들이 모여서 대화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대학입시로 쌓인 스트레스를 마음껏 발산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공식행사가 끝난 다음입니다.축제가 끝나면 친한 친구들끼리 어울려 부모가 비워준 집이나 호텔방을 얻어 이른바 '2차 파티'를 엽니다. 파티에 한껏 취한 청춘 남녀들이 함께 밤을 세우는데 탈이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주, 흡연은 물론이고 상당수의 미국 대학생들이 이때 처음으로 마리화나를 접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파트너가 된 남녀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성관계를 가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롬 베이비'라는 말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많은 학교들이 프롬전에 성교육과 음주운전 예방 교육을 합니다. 아예 피임기구를 나눠주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여학생들이 자기보다 어린 남학생들을 파트너로 삼아 하룻밤을 즐기는 풍조까지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난에 비싼 비용들어 자녀들 파티 보내준 미국 학부모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달 말 마이애미 비치의 한 고등학교는 '음란물 전시관'에서 프롬 파티를 열었습니다. 성인 클럽에서나 볼수 있는 진한 공연이 펼쳐졌고 변태적인 성행위에 사용되는 도구들도 전시됐습니다. 이제 곧 성인이 될 터인데  미리 한 번쯤 기분내자는 취지였겠지만 "이건 너무 했다'는 비판이 미 전역에서 일었습니다. 학부모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고, 학생들조차도 이런 줄 모르고 왔다며 당혹해했습니다.  프롬은 학교측에서 마련하는 공식 졸업 파티입니다. 철없는 학생들이 호기심삼아 이런 일을 벌였다면 또 모를까 학교측이 이런 곳을 행사장으로 대여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고교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박한 무도회였던 프롬이 갈수록 연예인 흉내를 내가며 호화스럽게 변질돼고 있다는 겁니다. 얼마전 'USA TODAY'가 비자카드사의 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걸 보니 올해는 1인당 평균 프롬 비용이 1078달러라고 합니다.  작년에는 800달러 정도였는데 무려 20% 이상 늘어난 액숩니다. 전 미국의 평균이 이러니 소득수준이 높은 도시지역의 경우 수천달러씩을 지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신문은 "자신은 800달러 짜리 웨딩드레스 입었는데 딸아이 그 보다 더 비싼 프롬 드레스를 사 달라고 조른다며 하소연하는 한 어머니의 인터뷰도 실었습니다. 드레스에 비싼 화장, 머리 손질등에 엄청난 비용이 들면서 이제는 졸업파티가 아니라 결혼식이라고 해야 할 정도라는 탄식도 나오고 있습니다.경제난에 대학 등록금은 가파르게 오르는데 이제는 파티비용까지 조달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프롬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들도 겪어온 과정일 뿐 아니라 억눌렸던 고교생활에서 해방되는 기분을 이해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여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걱정되는 게 하나 있습니다. 혹시 우리 청소년들이 이런 문화를 배우면 큰일 나겠다라는 생각입니다. 이미 대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이와 비슷한 파티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워낙에 흡수가 빠른 우리 기질상 자칫 이 문화를 자칫 잘못 받아들이면 그 부작용이 큰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겠다는 건 너무 지나친 걱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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