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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금융계 고액 보너스 논란

"공적자금 투입 은행 도덕적 해이"<br>"성과에 합당한 보너스 지급은 당연"

런던 금융계 고액 보너스 논란
최대 수백억 원의 연봉이 오고 가는 런던 금융계의 오래된 관행이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 주요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런던 '시티'에서 은행 최고 경영자의 연봉은 임금과 성과급을 합해 통상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른다.

금융위기 이후 거액 연봉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이어져 왔지만 최근 영국 최대 은행인 로열 뱅크오브 스코틀랜드(RBS)의 고위 임원 2명의 보너스 지급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은행의 최고 경영자 스티븐 헤스터의 경우 지난해 연봉 120만 파운드(한화 약 22억원)와 성과급 100만 파운드(18억 원) 등 모두 40억 원을 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헤스터 최고경영자는 2008년말 금융위기 직후 은행이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뒤 취임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 은행 회장인 필립 햄프턴의 보너스는 이보다 많은 140만 파운드(25억 원)에 달한다.

금융위기 당시 이 은행의 최고경영자를 맡았던 프레드 굿윈은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100억원이 넘는 연금을 받기로 했다가 집에 화염병이 날아드는 등 큰 반발을 샀다.

이 은행의 정부 지분은 현재 82%에 이른다.

그런데도 최고 경영자와 회장에 대한 고액 보너스 지급 사실이 최근 다시 알려지자 야당과 노동조합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노동조합은 "수백억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RBS 은행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면서 대량 해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경영자가 거액의 보너스를 받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반드 당수도 "정부가 금융계의 고액 연봉을 규제하겠다고 말만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고 있다"면서 하원에서 고액 연봉 지급을 금지하는 동의안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은 보너스를 받지 않겠다고 포기를 선언했다.

총리실은 이들이 보너스 포기를 발표한 30일 "RBS가 일을 잘하고 있다"면서 "(두 사람을 제외한) 다른 임원들의 보너스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규제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정부는 실적과 무관하게 은행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고액 연봉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실적에 기반한 연봉 지급은 규제하기 힘들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영국 국내총생산의 20-30%를 차지하는 금융계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 국가들이 추진 중인 금융거래세 도입과 관련해서도 "유럽에만 금융거래세를 도입하면 런던에 있는 금융기관 본사가 아시아나 미국으로 옮겨가게 된다"면서 사활을 걸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런던 금융계는 여전히 "성과가 있는 곳에는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면서 막강한 로비력을 바탕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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