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당시 한국이 약속한 '인천공항-평창 고속철 68분 연결'안, 기억하실 겁니다. 평창 지역 부동산 폭등을 야기시켰던 그 공약입니다. 그런데 이 공약이 결국 빈말이 될 뿐 아니라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게 됐습니다.
정부는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철도로 68분이 아닌 93분이 소요될 것이란 내용의 수정안을 IOC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공항과 개최지까지 거리는 개최지 선정에 결정적인 변수이기 때문에 이를 선정 이후 무단 변경한 뒤 IOC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인천공항-평창 68분 연결'은 2018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 당시 우리 유치위원회가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약속한 내용으로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약속한 내용이 반드시 그대로 실현될 것임을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보장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68분 연결'안에 대해 오늘 국토해양부는 "처음부터 정부가 계획한 적도 없고 검토한 적도 없는 내용이다"라는 생뚱맞은 주장을 내놨습니다. 국토부 고속철도과장은 "담당 부처인 국토부와 사전 조율 없이 당시 올림픽 유치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추정해서 68분을 계산한 뒤 발표한 애시당초 불가능했던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까지 참여한 프레젠테이션의 핵심 내용이 정부 담당 부처도 전혀 모른 채 꾸며진 공염불이었다는 믿기 힘든 설명입니다. 그런데 확인 결과, 사실이었습니다. 당시 올림픽 유치위원회 담당자와 통화해본 결과 그는 "국토부의 KTX망 건설 계획 발표를 토대로 얼추 계산한 것이며, 당시 국토부에는 확인해보지는 않고 그냥 그렇게 선전했다"며 "당시 유치를 위해 그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실토했습니다.
'68분 연결'안은 올림픽 유치 전에도 여러 차례 언론에 소개됐던 만큼 당시 이 모든 해프닝은 국토해양부의 묵인 아래 일어났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토해양부는 올림픽 개최지 선정 전부터 이미 원주에서 강릉까지만 고속철도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있고 지금도 그 계획은 유효한 상태입니다. 68분 연결은 검토조차 한 적이 없습니다. 평창 올림픽이 열리면 기존 수도권 철도(공항철도, 경의선, 중앙선)와 신설되는 원주-강릉간 철도 위를 논스톱으로 움직이는 특별 고속열차를 편성해 공항에서 평창까지 93분에 도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국토부 내 또다른 교통 관련 과의 담당자는 지난해 9월 평창 올림픽 유치 직후 교통정책을 발표할 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분위기를 깰 수가 없어 기자들에게 인천공항과 평창을 68분에 연결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또 "올림픽 유치라는 거사를 앞두고 그 수치가 잘못됐다고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 정도 부풀리기는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허황된 계획 덕분인지 일단 올림픽 유치라는 성과를 이뤘지만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수정안을 조만간 IOC에 다시 제출해야 하는데, 현재 러시아 소치가 약속을 많이 어기는 등 문제를 일으켜 IOC가 사전 약속을 변경할 경우 강하게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공항에서 개최지까지 철도이용 시간이 68분에서 90분대로 크게 늘어나면 사전 약속을 어기는 셈이어서 개최지 취소까지는 아니겠지만 우리에게 불이익이 가해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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