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예인 고시'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 기획사 연습생을 뽑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면 깜짝 놀랄만한 '엄친아' '엄친딸'이 가수가 되겠다고 오디션에 참가하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으면 꿈도 이루고 화려한 보상도 따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 경쟁을 뚫지 못한 연예인들의 평균 연봉은 얼마나 될까요?
국세청의 2011 통계연보를 보면 세금을 내기 위해 신고한 연봉을 알 수 있습니다. 2010년 소득을 신고한 내역인데 가수는 만 천 490명이 974억 4천700만 원을 벌었다고 신고했습니다. 1인당 평균 연봉이 848만 원인 셈입니다. 월 100만 원도 안 됩니다. 그나마 2010년 통계연보에서는 연봉이 962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물가는 올랐는데 소득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배우는 사정이 좀 나을까요? 배우 역시 2010년 통계연보에서는 1인당 평균 연봉이 1천 729만 원은 됐는데 2011년 통계연보에서는 1천 370만 원으로 소득이 감소했습니다. 모델은 1인당 평균 연봉이 380만 원으로 기초생계유지 조차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녀시대, 카라, 동방신기, 2NE1 등 한류 스타들이 즐비하고 이들이 찍은 광고와 공연 수입이 엄청날 텐데 왜 가수 평균 수입이 이 정도 밖에 안 될까요? 배우도 톱 클래스의 경우 러닝개런티까지 받으며 수입이 엄청나고 CF로 버는 수입이 꽤 될 텐데 아무리 평균이라지만 생계유지도 어려운 소득을 신고한 걸까요?
해답은 계약 관계에 있습니다. 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은 기획사와의 계약 조건이 제각각인데 어떤 계약을 했느냐에 따라 신고 분야가 달라집니다. 기획사와 국세청에 알아보니 일반적으로 기획사가 연습생부터 키운 가수나 배우 등은 회사와 근로 계약을 맺고 수당을 나누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다시말해 근로소득자로 분류돼 대부분의 봉급생활자처럼 세금이 원천 징수됩니다.
반면 중간에 기획사에 스카웃 된 연예인이나 아니면 일감에 대해 기획사와 사업자 대 사업자로서 수익을 나누는 경우라면 앞서 설명한 사업자로 분류돼 소득을 신고해야 하고 연예인 통계에 포함이 되는 겁니다. 제가 계약서를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소녀시대, 카라, 2NE1, 원더걸스 등은 기획사와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소득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의 소득이 포함됐다면 평균이 2010년 통계치보다 꽤 올랐어야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통계연보에서 눈에 띄는 또다른 부분은 '호스티스' 라는 직업분류가 통계에서 사라진 점입니다. 여기에는 사연이 좀 있습니다. 2010년 통계연보까지는 자유직업군에 '호스티스'를 따로 분류를 해 놓았는데 올 초 통계연보를 분석한 기사에서 이 수치를 이른바 호스티스, 즉 유흥접객원으로 인식해 '여성경제활동인구 60명 가운데 1명이 호스티스' 라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호스티스 종사자가 13만 9천904명이고 1인당 평균 1천 369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고 집계됐는데 실제로는 호스티스에 음식점 여종업원, 스포츠마사지 종사자 등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국세청은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세청에서 이번 2011년 통계연보부터는 호스티스라는 분류를 아예 빼버렸습니다. 그 대신 '기타 자영업자'에 이 숫자를 포함시키면서 기타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물론 정확하지는 않지만, 통계 추이를 보면 사회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직업으로 살펴봤더니 2010년 통계연보에서는 90만 명을 넘어섰던 다단계 판매업 종사자는 85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대리운전 종사자와 퀵서비스 종사자는 2만 명에서 3만 명으로 각각 1만 명 이상 증가했습니다. 엑스트라 같은 연예보조원과 행사도우미도 각각 7만 명에서 10만 명, 9만 4천 명에서 11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숫자는 증가했지만 평균 연봉은 1년 전보다 대리운전(283만 원→220만 원), 물품배달(849만 원→772만 원), 행사도우미(324만 원→296만 원) 등으로 모두 감소했다는 겁니다. 평균이기 때문에 편차가 있고 일감이 있냐 없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이 근로시간에 비해 상당히 힘든 여건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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