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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지도부, 상반된 조문 외교로 '구설'

메드베데프 대통령, 김정일엔 조전…하벨엔 침묵

러시아 지도부, 상반된 조문 외교로 '구설'
러시아 지도부가 하루 차이로 세상을 떠난 바츨라프 하벨 전(前) 체코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상반되는 조문 외교를 펼쳐 구설에 올랐다.

러시아 온라인 뉴스통신 뉴스루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사망 발표 당일인 19일 김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서방 주요국 지도자들이 조전 문제를 고민하는 사이 서둘러 보낸 것이다.

하지만 지난 18일 하벨 전 대통령이 사망한 체코 지도부에는 조전을 보내지 않았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모두 체코에 조전을 보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벨이 20세기의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그에 대한 크렘린의 불만이 적지 않았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셈이다. 체코 언론과 러시아 언론들은 러시아 지도부가 하벨 사망에 조의를 표하지 않은 점을 크게 보도했다.

반면 동서 냉전 해체의 주역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체코 지도부에 하벨 전 대통령의 사망을 애도하는 조전을 보냈다.

하벨은 생전 현 러시아 지도부에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현 러시아 지도부가 권위주의적이고 반(反) 민주적이라는 서방의 비판에 견해를 같이한 것이다.

대표적 사건이 독일 단체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대한 시상 취소 파문이다.

하벨은 독일의 '베르크슈타트 도이칠란트'라는 단체가 독일통일 날을 기념해 혁신적 아이디어나 창조성으로 독일이 본받을 만한 역할 모델이 된 인사나 단체에 '크바트리가(Quadriga)'라고 불리는 상을 수여하면서 푸틴을 올해 수상자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2009년 수상자인 하벨 전 대통령은 만일 푸틴이 같은 상을 받으면 자신은 상을 반납하겠다고까지 했다.

결국 하벨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에 밀려 상 조직위가 4명의 수상 후보자 전원에 대한 시상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총리 공보실장이 나서 "모순적이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파문이 일었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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