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호(號)'의 차기 5년 항로를 결정할 18대 대통령 선거전이 19일부터 365일간의 긴 대장정에 돌입한다.
대선 투표일은 내년 12월 19일로, 이날의 단판 승부로 보수세력이 정권을 재창출할지, 아니면 절치부심해 온 진보세력이 5년만에 다시 정권을 되찾을 지가 결정된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25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민주화 이행기의 과도적 `87년체제'를 넘어서고 시민의 직접 민주주의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체제, 즉 `포스트 87년체제' 구축 모색이라는 정치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대선 8개월전에 실시되는 내년 '4·11 총선' 결과가 대선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여야는 초반부터 역대 어느 대선보다 치열한 선거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대선의 양대 화두는 경제와 복지가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경제위기가 갈수록 심각해 지는 상황에서 정치나 좌우이념 문제보다는 누가 더 설득력 있는 경제위기 극복 해법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표심이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야가 포퓰리즘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버핏세'(부유세), 반값등록금, 비정규직 처우 개선,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방안 등 서민·중산층을 겨냥한 파격적인 공약을 앞다퉈 마련 중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복지 문제는 경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복지가 이미 시대적 화두가 된 상황에서 여야는 경쟁적으로 복지예산 확충을 주장하는 등 서민과 약자 보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민주통합당은 `무상복지'에 초점을 각각 두고 있다.
정치학자들은 2007년 대선 콘셉트가 '경제대통령'이었다면 이번엔 '복지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명지대 신 율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경제공황 속에서 치러지는 대선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이념주장을 하면 상당히 힘든 구도가 될 수 있다"면서 "17대 대선이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로 집약되는 '실용주의 버전1'이라면 18대 대선은 복지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실용주의 버전2'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고리로 진보·보수 양 진영의 대립각이 커지고 있는데다 현 정부 내내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언제든 돌출변수로 부상하면서 이념대결 구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번 대선 레이스는 어느 때보다 정치적 유동성이 큰 상황에서 치러져 예상치 못한 변수와 반전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먼저 4월 총선에서 이기는 쪽이 승리의 여세를 몰아 대선정국을 유리하게 끌고 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총선구도를 뒤흔들 변수 역시 산적해 있다.
집권세력에 대한 민심이반으로 여당이 불리한 형국이지만 여권발(發) 정계개편 가능성 속에 구도가 언제든 급변할 수 있어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한나라당 김성식 정태근 의원의 탈당으로 극대화된 재창당 갈등이 `박근혜 비대위' 출범으로 봉합된 형국이지만 향후 당 쇄신과정에서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고,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여당 당적 정리와 연계될 경우 정계개편의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대(大)중도신당 창당 움직임도 정계개편의 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시장을 당선시키며 기성 정치권을 패닉으로 내몬 '안철수 신드롬'의 향배도 중대 변수로 꼽힌다.
현 정치구도가 야권통합 정당인 민주통합당의 출범으로 한나라당과의 여야 대결 구도로 짜이는 분위기지만 이번 선거 역시 서울시장 보선처럼 기성 정당 위주로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장외 절대강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경우 무소속 대선 본선 직행설이 나돌고 있다.
이밖에 19세 이상 재외국민 24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첫 재외국민투표 역시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야 정당의 대선주자들은 이미 '몸풀기'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총선까지 책임지는 비대위원장을 맡아 난파 직전의 한나라당호 구출작전에 나서며 1차 승부수를 띄웠고,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암중모색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야권에선 지지율 1위의 안철수 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총선지원을 고리로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정동영 정세균 전 최고위원도 행보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총선을 1차 승부처로 보고 내부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여야 잠룡들은 총선 성적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분석가는 "누가 민심과 시대정신을 잘 읽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면서 "여야 정당의 경우 경선을 어떻게 원만하게 치르느냐, 또 대선이 임박해선 진보·보수 어느 쪽이 후보단일화를 이루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18대 대선 1년 앞으로…경제·복지 양대 화두
4월 총선 결과 대선판 좌우…대선경쟁 조기 점화<br>정계개편·재외국민투표 등 유동성 커 변수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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