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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도전' 러시아 재벌, 정치지형 바꿀까?

'대권 도전' 러시아 재벌, 정치지형 바꿀까?
러시아의 3대 재벌로 미국 프로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로 유명한 기업인 미하일 프로호로프(46)의 대선 출마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주도해온 러시아 정치 지형에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9월 친(親) 크렘린계 정당 '올바른 일'(Right Cause)'의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프로호로프는 12일(현지시간)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의 대선 후보로 추대된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프로호로프는 이날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며 "대선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로호로프는 지난 5월 푸틴 총리와 기업인들 사이의 묵계로 여겨져 온 재벌의 정치 참여 금지 관행을 깨고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 '올바른 일'의 대표직에 지원해 주목을 끌었었다.

'올바른 일' 당은 6월 전당대회에서 그를 의장으로 선출했다.

프로호로프는 이후 12월 총선 운동에 개인재산 1억 달러를 쏟아부어 '올바른 일' 당을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과 경쟁하는 유력 정당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9월 중순 크렘린에 충성하는 당내 다른 계파와의 갈등 끝에 대표직에서 쫓겨나면서 정치 야망을 한동안 접어야 했다.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르히인 프로호로프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RUSAL)' 주식 17%와 러시아 최대 금 채굴업체인 '폴류스 졸로토'의 주식 30%를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 NBA 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지분 80%를 보유한 구단주이기도 하다.

올해 4월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순위에 따르면 프로호로프는 개인재산 180억 달러로 러시아 내 세번째 갑부로 조사됐다.

모스크바 정치 전문가들은 프로호로프의 정치 복귀가 성공을 거둬 그가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푸틴의 유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지난 2000년부터 8년간 대통령을 연임한 뒤 3연임 금지 규정에 묶여 총리로 물러났다가 이번에 다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푸틴 총리는 최근 총선 부정 논란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총선 부정을 규탄하는 야권의 대규모 시위는 푸틴의 대권 가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브치옴(VTSIOM) 대표 발레리 표도로프는 "새로운 인물과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게 높아진 시점에 젊고 활력이 넘치는 프로호로프는 이런 요구에 잘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표도로프는 "12월 총선은 도시 중산층을 대변할 정치 지도자의 부재를 보여줬다"며 "이 계층은 현재 정치적으로 예전보다 더 적극성을 띄기 시작했으며, 예전과 달리 선거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중산층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의 대표자에게 표를 던진 것이 아니라 여당인 '통합 러시당'이 아니면 누구든 좋다는 원칙에 따라 투표했다"며 "이제 이 계층에 자신들의 대변자가 필요하게 됐으며 프로호로프는 이같은 역할에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그러나 프로호로프가 푸틴 후보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통합 러시아당 간부 안드레이 이사예프는 "프로호로프를 지지할 유권자는 최대 7%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푸틴 총리의 심각한 경쟁자가 될 순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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