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전격 처리되면서 후폭풍에 휩싸였다.
특히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돼 당내 역학관계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야권 통합 추진 동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날 밤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이 쏟아졌다.
최인기 의원은 "지도부가 무능했다. 강행 처리를 예측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아무런 대책이 없었고 협상과정에서 얻어낸 것도 없었다"며 전략 부재를 꼬집었다.
전임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은 의총에 앞서 "이렇게 무기력한 지도부가 어디 있느냐"고 성토했다.
손학규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달라. (비준안 강행 처리를) 막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낙연 장세환 김진애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이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인 야권 통합의 차질 없는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사퇴론이 증폭되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석수 부족에 따른 비준안 저지 실패가 오히려 통합을 향한 결속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 의원도 "통합을 마무리해야 하는 지금은 지도부가 사퇴할 시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23일 예정된 중앙위원회는 하루 이틀 가량 연기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한미 FTA 비준 처리 무효' 및 '날치기' 규탄 투쟁에 집중하자는 차원에서다.
여기에는 통합의 중대 기로인 중앙위원회가 비준안 저지에 실패한 지 하루만에 열릴 경우 지도부가 내놓은 '원샷' 방식의 야권 통합 전대 개최에 반대하는 '독자 전대파'가 득세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갈 길 바쁜 지도부의 통합 행보가 발목이 잡히면 '디데이(D-day)'로 잡은 내달 17일 야권 통합정당 창당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향후 투쟁 방안을 놓고서는 새해 예산안 심의 '보이콧', 장외 투쟁, 의원직 사퇴 등 다양한 주장이 쏟아졌으나 결론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무기력한 패배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떠안기 위해서는 의원직 총사퇴라는 무게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반에 시작된 의총은 다음날 오전 1시를 넘어서까지 진행됐고, 30여 명의 의원이 발언대에 섰다.
(서울=연합뉴스)
민주 '후폭풍'…지도부 책임론
"통합 추진 차질 없어야"..사퇴론으로 증폭되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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