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 속 아이는 누구일까요? 우리나라 나이로 세 살, 32개월 된 '샹웨이이'라는 여자아이입니다. "아, 이제 누군지 알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샹웨이이는 지난 7월 23일 밤 중국 원저우에서 발생한 고속철 추돌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이입니다.
샹웨이이의 부모는 열차 사고 현장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고, '샹웨이이'는 사고 발생 21시간 만에 열차 잔해 더미 속에서 극적으로 발견돼 중국인들에게 '기적의 아이'로 불리며 큰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이후 샹웨이이와 관련한 속보들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만, 국내에서는 다른 대형 이슈들이 워낙 많았던 탓에(?) 그다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샹웨이이양이 구조될 당시 모습>
샹웨이이와 관련해 가장 최근에 들어온 소식은 8월 24일에 전해졌습니다. 사고 당시 다쳤던 왼쪽 다리에 영구 장애를 입게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샹웨이이양을 보러 온 원자바오 총리-붕대로 감긴 왼쪽 다리가 보인다>
사고 이후 샹웨이이는 지금까지 모두 5차례의 다리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천만다행으로 절단 위기를 넘겼지만, 샹웨이이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은 "왼쪽다리가 완전하게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다리에 근육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오그라드는 '허혈성 구축(拘縮)'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에 앞서 샹웨이이의 보호자인 작은 아버지가 8월 14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조카의 다리가 절단되지 않도록 지켜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이 글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중국 정부가 나서 베이징의 최고 의료진 4명을 선발해 샹웨이이가 입원해있는 병원에 급파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고속철 추돌 사고 참사 현장>
8월 24일 보도이후 샹웨이이의 상태와 관련해 아직 다른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샹웨이이가 다치기 전에 엄마가 찍어서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입니다.
사진 속 샹웨이이를 보면 "참 밝고 명랑한 아이겠구나"하는 느낌이 듭니다. 열차 사고로 숨진 샹웨이이의 엄마는 생전에 중국식 블로그 '웨이보'에 딸의 성장 모습을 기록해 왔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이 샹웨이이의 엄마 '스리훙'이 만들었던 블로그입니다.
<샹웨이이의 엄마가 만들었던 미니블로그>
비극적 사고를 예견하지 못한 채 딸을 안고 환하게 웃는 스리훙의 얼굴을 보노라니, 안타깝고 서글픈 감정이 저 가슴 아래에서부터 치밀어오르는 듯 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갑자기 '샹웨이이' 양이 떠올랐습니다. 한쪽 다리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할 그녀의 앞날이 걱정도 됐습니다만, 부모의 따스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야 할 그녀의 앞날이 더 가여울 따름입니다. 저도 딸아이를 가진 아버지입니다만,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먹고 산다고 생각됩니다. 함께 밥먹고, 껴안고, 뽀뽀하고, 살을 비벼대고, 그러다가 가끔 혼도 나고 울기도 하고... 그런 과정 모두가 바로 사랑이니까요.
외신을 보니 샹웨이이는 작은 아버지의 손에서 자라게 된다고 합니다. 샹웨이이의 작은 아버지는 "형이 세상을 떠났으니, 샹웨이이는 내 딸이다"라며 누구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삼촌이 잘 해준다고 해도 친부모처럼 해줄 수 있을까 걱정도 됩니다만, 아무쪼록 샹웨이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부모도 없는데, 한쪽 다리마저 평생 장애로 살아야할 샹웨이이가 어른이 돼서도 큰 상처 받는 일 없이 살아줬으면 하고, 그녀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품어줄 좋은 남자를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간절하게 기도해주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는, 또 우리나라에는 샹웨이이보다 더 딱한 사정을 가진 아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은 가족의 품이 더욱 그리워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한번쯤 우리보다 못한 이웃들을 생각해보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는 추석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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