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와 두 바퀴로 걷는 특별한 부자의 특별한 도보여행이 시작됐습니다.
온 몸의 근육이 점점 약해지며 결국 고통스런 죽음을 맞게 되는 '근이영양증' 환자인 중학교 1학년 재국이와 아버지 44살 배종훈 씨.
지난 9일 제주 성산 일출봉을 출발해 17일까지 8박 9일 동안 눈물과 감동의 제주도 일주 도보 행군을 강행했습니다.
손가락의 근육마저 굳어가고 있는 재국에게는 전동휠체어에 앉아 버튼을 조종하는 것만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통증을 호소하고, 그때마다 여정을 멈추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위축된 근육을 풀어줘야만 합니다. 게다가 갑자기 비라도 내리면 일반휠체어로 갈아탄 후, 아버지가 휠체어를 밀어줘야만 합니다.
늦은 밤이 되면 교통사고의 위험까지 더해집니다.
아버지도 햇볕에 그을려 몇 번이나 허물이 벗겨지고, 발에 온통 물집이 잡히는 등 성한 곳이 없을 정도.
군 특수부대 행군에 맞먹는 고통과 위험을 무릅쓰고 하루 30km씩 제주도 해안도로를 따라 모두 280km를 행진하겠다는 계획으로 시작된 여행입니다.
재국이는 앓고 있는 병으로 인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
아버지는 재국이가 더 움직일 수 없게 되기 전에 넓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여행을 시작했고, 이 여행을 통해 재국이처럼 희귀병이나 난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과 희망을 알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아들의 병을 꼭 치료해 주고 싶다는 아버지의 꿈, 미래에 신약 개발자가 되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치료약을 개발하고 싶다는 아들의 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먼 길을 떠난 부자의 여정을 함께 동행해본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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