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가가 고삐 풀렸습니다. 정부의 상승억제 목표치 4%를 7개월 연속 넘었고 지난달에는 연중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경제부 정명원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정 기자! 물가 대책, 백약이 무효다 이런 상황이라고 봐도 되겠죠?
<기자>
정부가 여러 차례 물가 대책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별 효과가 없는 상황인데,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4.75%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4% 대 물가라는 건 우리가 금융위기나 97년 외환위기 당시 겪었던 수준입니다.
체감 물가는 사실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 고통,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이나 대전, 대구 같은 지역은 물가 상승률이 이미 5%를 넘었습니다.
지난달 물가를 끌어올린 건 상추 같은 신선 채소류 가격입니다.
배추는 한 달 만에 64% 올랐고, 열무와 상추는 두 배 수준으로 급등했는데요, 전체적으로 신선채소가 한 달 전보다 21% 이상 뛰어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폭우로 출하를 앞둔 채소류가 다 망가져서 더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박상돈/경매사 : 물량이 줄어버리면 서로 몇 개씩만 사도 모자르는 상황이 오니까 시세는 올라가는 것이고.]
정부는 9월부턴 채소류 가격이 떨어져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물가를 끌어올리는 추석이 다가오고 있고 이달부터 인상된 전기요금 때문에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커서 말처럼 물가 잡기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앵커>
1년 전 사라졌던 권장소비자 가격이 다시 시행됐다는데 물가안정에는 도움이 좀 될까요?
<기자>
사실 권장소비자 가격을 없애고 이른바 '오픈 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춰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1년 해 봤더니 그런 효과가 별로 없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겁니다.
그렇다고 권장소비자 가격이란 제도 자체가 오픈프라이스 보다 물가안정에 도움되는 건 아닌데요, 다만 정부가 권장소비자 가격이 부활된 라면과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을 1년 전 수준으로 팔아달라고 업체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격 상승을 억제해 보겠다는 거죠.
일단 농심을 비롯한 라면 업체들은 정부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제과업체나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아직 눈치를 보고 있는데요,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오른 원재료 가격 때문에 어렵다는 쪽으로 전해졌습니다.
조만간 편의점 판매가격 보다는 조금 싼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할 예정인데요, 물론 업체들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일시적으로 할인 행사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은 예전처럼 일단 비싸게 권장소비자 가격을 정한 뒤에 할인을 해 생색을 내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MRO 사업에서 삼성이 손을 떼기로 했는데, 이게 참 말이 어렵더라고요, MRO 사업이 뭐고, 삼성이 손을 뗀 의미는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이런 A4용지, 볼펜 이런 것들을 재벌들이 계열사를 통해 조달하는 소모성 자재사업이 MRO사업인데, 비판적인 사회여론이 컸죠.
그리고 공정위가 계열사 부당 지원 조사 하겠다고 하자 삼성이 먼저 한 발 물러 섰는데요, 이러면서 LG도 사회적 합의를 따르겠다고 했고, 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들 역시 사업 철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입니다.
대기업들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이 비판을 받아온 건 글로벌 기업들과 싸우라고 세제 혜택이나 환율 정책으로 지원을 했더니 중소기업들 밥 그릇만 뺐는 양상이 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재벌들이 핵심 원자재도 아닌 사무용품을 자회사를 통해 직접 조달하면서 손쉽게 매출을 올리고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창구로 활용해 온 측면도 컸습니다.
이런 논란 때문에 삼성이 삼성전자 등 9개 계열사가 보유한 소모성 자재구매 대행 자회사 아이마켓코리아 지분 58.7%를 매각하기로 했는데요, 다만 앞으로도 사무용품은 다른 중소기업이 아니라 아이마켓 코리아를 통해 계속 조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삼성 이름만 빠졌지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지 않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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