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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매체가 반 총장 연임에 침묵하는 까닭

남한 출신 '세계대통령'이어서 부담 느낀 듯

북 매체가 반 총장 연임에 침묵하는 까닭
북한 매체가 최근 한민족의 경사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 소식을 일절 전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 평양방송, 중앙방송 등 북한의 대내외 매체들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반 총장의 연임이 확정됐지만 23일 현재까지 관련기사를 일절 내보내지 않고 있다.

이런 침묵은 북한이 유엔주재 대표를 통해 반 총장 연임 지지의사를 밝히고 그동안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강조해온 일련의 행보와 대조적이다. 북한은 틈나는 대로 남북한이 같은 민족임을 강조하며 '민족의 공동번영'을 주창한다.

신석호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6일 반 총장이 재선도전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 유엔본부에서 열린 반 총장과 유엔 내 아시아그룹 회원국 대사 53명과의 조찬 회동에서 "우리는 총장님의 재선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유엔 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 후 신 대사를 비롯한 북한 관계자들은 반 총장의 연설이 끝나자 박수를 보내 환영하기도 했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에 대북 식량지원을 촉구하는 등 자국에 안 불리한 행보를 보인 반 총장의 연임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반 총장이 남한 출신의 국제적 인사여서 아무래도 연임 소식을 보도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 총장의 연임을 보도할 경우 남한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셈이어서 식량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국의 처지와 비교돼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을 절대시하는 북한이 `세계의 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반 총장의 존재를 알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2006년 10월 반 총장이 사무총장직에 처음 당선됐을 때도 보도하지 않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이 앞으로 반 총장의 연임 기사를 보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같은 민족으로서 반 총장의 연임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국제기구로부터 인도적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반 총장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조만간 관련기사를 짧게라도 처리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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