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간강사 자살 1년…"이제 1년짜리 비정규직"

시간강사 자살 1년…"이제 1년짜리 비정규직"
시간강사 서모(45)씨가 교수 임용 탈락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년이 지난 26일 오전 서씨가 재직한 광주 조선대에서는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는 동료인 비정규직 교수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빗속에 엄숙하게 치러졌다.

서씨의 동료들은 서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슬퍼하며 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달라지지 않은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삶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추모사에서 "당신(서씨)이 소원했던 비정규직 교수들의 처우 개선과 교권 확립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며 "비합리적이고 위계화된 대학의 시간강사제도를 완전히 철폐하고 교권 확립과 생활 임금 챙취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지난해 5월 교수 채용 과정에서의 금품수수, 논문 대필 등을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집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공연한 사실로 통했던 교수사회의 비리가 한 시간강사의 죽음과 함께 세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이들의 열악한 삶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이후 정부는 지난 3월 시간강사에게 교원으로서의 신분을 부여하고 임용기간을 적어도 1년 이상으로 하는 등의 개정안을 마련했으며, 개정안은 국회 심의 중이다.

그러나 서씨의 죽음 이후 1년이 지났지만 7만2천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대학의 시간강사들은 시간당 강의료 3만-6만원을 받고 신분의 불안정성을 감내하며 전혀 달라지지 않은 열악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시간강사들은 정부의 개선안은 결국 "1년짜리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생색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원 신분이 부여됐지만 시간급을 받는 것은 똑같은데다, 기간이 1년으로 늘어났을 뿐 결국 계약직이라는 사실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대학들은 시간강사에게 지급되는 비용의 증가를 덜기 위해 전업·비전업 시간강사를 구분해 강의료를 차등지급하고, 시간강사 강의료의 3분의 1에 불과한 초빙·겸임교수를 채용하는 등 오히려 시간강사들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임순광 위원장은 "시간강사 제도는 대학을 사익추구의 공간으로 이해하는 자본의 논리가 대학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교육자지만 대학 교육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비정규직 교수들의 문제를 해결해 대학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