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목적이 중국의 경제개혁 경험을 배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삼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SCMP는 이날 '김정일의 중국방문이 경제개혁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 위원장이 수천㎞를 열차로 쉬지 않고 달려 양저우(揚州)를 방문한 이유를 분석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먼저 SCMP는 중국 측이 동맹국인 북한에 대해 중국처럼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도록 수없이 압력을 행사했으며,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도 김 위원장을 초청한 이유에 대해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들(북한)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려는 목적으로 초청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원 총리는 지난 22일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들의 방중에 대해 원대한 안목을 갖고 전략적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을 중국은 유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SCMP는 김 위원장이 양저우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한 뒤 베이징대학 왕신성(王新生) 교수의 분석을 토대로 김 위원장 제1의 방중목적은 경제문제가 아니라 후계체제에 대한 중국 지도부 내부의 지지를 확대하려는데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왕 교수는 "김 위원장이 양저우를 방문한 것을 보고 나는 즉각 김 위원장이 장 전 주석을 만나려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장 전 주석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전 주석 면담을 통해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후원하는 것을 꺼리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태도를 완화하는 것이 김 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방중 목적이라는 게 왕 교수의 분석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공청단(共靑團.중국 공산주의청년단)파의 지도부 가운데는 북한의 3대 부자세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에 달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직후 중국 공산당 총서기직을 맡은 장 전 주석은 2003년 초 정계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장 전 주석은 `상하이방'(上海幇)의 대부로서 아직도 중국 중앙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00, 2001, 2004년 등 수차례의 중국 방문시 장 전 주석과 회담을 하면서 친분을 쌓아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이번 양저우 방문시 장 주석을 만나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한 `도움'을 청했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이 나눈 대화내용은 비밀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왕 교수는 내다봤다.
왜냐하면 장 전 주석은 `은퇴한 지도자가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왕 교수는 또 김 위원장은 경제 개방정책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거나 왕조적 지배체제의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을 촉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경제개혁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권력 이양기에 북한에서 어떠한 중대한 경제적 개혁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류밍(劉鳴) 상하이(上海)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중심 주임(主任)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한이 본격적인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류 주임은 "북한이 중국 스타일의 경제개혁과 개방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회보(文匯報) 등 대다수의 홍콩 신문들은 한국 언론매체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동선을 간략하게 보도하는 수준에 그쳤다.
(홍콩=연합뉴스)
홍콩언론 "김정일 방중, 세습 지지확보가 목적"
장쩌민에 '3대세습에 부정적인 중국 지도부 설득'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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