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 세계는 3월 11일 일본열도를 강타한 9.0 강도의 대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 피해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연일 전해지는 생생한 쓰나미의 위력과 그에 따른 도시의 파괴와 사상자 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리 언론도 이번 재난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며 대서특필하고 있는데, 보도방식에 있어서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SBS는 3월 11일 8시 뉴스부터 '특집방송'을 통해 이번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8시 뉴스 전체의 시간 대부분을 이 사안에 집중하였습니다. 이런 특집 방송의 형식은 12일, 13, 14일애도 이어졌습니다. 이는 일본이 우리의 인접 국가이며, 이번 대지진의 여파나 쓰나미의 피해 상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특집 방송을 통해 우리 시청자들도 이번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도방식에 있어서는 다소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SBS 보도는 이번 사태를 '대지진과 쓰나미의 위력', '다양한 지역의 피해상황', '사상자나 실종자 예측', '일본 정부의 대책', '주민들의 대피 상황', '원전 폭발과 그로 인한 피해', '한국 교민들의 피해여부', '한국의 안전도' 및 '한국 교민들의 탈출' 등의 범주들로 구분하여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들 범주들 가운데 가장 커다란 문제는 '대지진과 쓰나미의 위력' 범주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영상들과 새로 발굴된 영상들로 인해 극도의 '공포 담론'을 양산해내고 있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 언론의 재난보도 방식에서 나타나는 전형의 보도방식인데, 같은 영상 화면을 수없이 반복하여 보여줌으로써 적정 수준의 '경계심'을 넘어선 극도의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다양한 지역의 피해상황'을 보도하면서, 앵커나 기자들의 사용하는 멘트들이 지나칠 정도로 자극적입니다. '초토화' '아비규환' '쑥대밭' '공포의 소용돌이' '불바다' 등의 기호들로 영상화면으로 인한 공포심에 더해 언어로 인한 공포감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셋째는, '사상자나 실종자 예측'의 범주로서,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규모가 '역대 몇 번째' 인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상자나 실종자 수가 '사상 최대'인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피해 규모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나 지나칠 정도로 피해의 크기에 집착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넷째는 '한국의 안전도' 범주에서 이웃나라가 심하게 곤경에 빠진 상황에서 우리의 안전도를 강조하는 것은 그렇게 보기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이번 대지진사태에 대해 일본 언론이 보여주고 있는 높은 수준의 재난보도와 이들 보도를 따라 적절하게 대처하는 일본인들의 침착하고 차분한 대응이 전 세계의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도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앞으로 다가올 재난에 대해 대비해야 하며, 우리 국민들도 재난보도에 따른 적절한 대처행위들을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이 대지진의 재앙에 빠져있을 때, 우리나라는 상하이의 총영사관을 둘러싸고 전개된 한 중국여성과 다수의 영사들이 벌인 미스테리같은 행동으로 외교계의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 언론의 관심 역시 뜨겁게 전개되었는데, 사안에 대한 본질 파악은 물론이고 보도 방식이나 프레임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점들을 노정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덩신명'이라는 중국 여성과 상하이 총영사관의 총영사를 비롯한 일부 영사들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발생하였습니다. 이들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중국인들의 민원처리와 비자발급의 편의를 봐준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안을 파헤칠수록 한국의 주요 인사들의 정보가 유출된 기밀 유출사안으로서 인식되기도 하여 사안의 본질이 무엇인가가 혼란스러운 사안입니다. SBS 8시뉴스는 3월 8일의 주요뉴스로 이 사안을 다루었으며 두 가지 뉴스 아이템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첫 번째 아이템은 '내연녀에 기밀유출'이라는 표제로 사안의 성격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그녀의 존재를 '내연녀'로 명명하였습니다. 두 번째 아이템은 그녀의 역할을 '브로커'인가 아니면 '스파이'인가 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다음날인 9일에는 이를 '톱뉴스로' 선정하였으며, 4가지 뉴스 아이템들로 다루었습니다.
첫 번째 아이템으로 SBS가 이 사안을 '상하이 스캔들'로 명명하고 있음이 드러났으며, 두 번째 아이템을 통해 다양한 관련자들의 투서 및 음모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사안임이 밝혀졌습니다. 세 번째 아이템을 통해서는 덩신명이라는 여인의 수상한 행적들이 드러났으며, 네 번째 아이템에서는 '나라망신'과 '국격훼손'이라는 국회의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10일 보도에서도 이 사안을 톱뉴스로 다루었으며, 기밀 유출에 대한 다양한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들 보도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사안에 대한 보도의 문제점은 사안에 대한 본질 파악과 보도 프레임에 관한 것입니다.
첫째, 이 사안의 본질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SBS는 이 사안을 여성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전형적인 스캔들이나 스파이 사안으로 프레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자들의 복잡한 치정관계와 갈등을 마치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처럼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둘째는 관련자들의 사진이나 동향들이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으며, 특히 덩신명이라는 여인은 사진의 제시와 더불어 미스테리 같은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녀의 사진 제시는 그녀가 아직은 특정 범죄를 범한 것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보도의 원칙에 위배된 제시방식입니다. 셋째는 주요 인사들의 정보가 유출된 것 이외의 또 다른 주요 정보가 유출되었다고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의 행위를 '스파이' 행위로 간주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사안은 언론보도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들을 다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미모의 여성, 내연관계, 복잡한 치정관계, 외교, 국제관계 등의 요소들은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가 되기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요소들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루머'나 '설'을 근거로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흥미위주로 보도하는 방식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뉴스비평] '일본 대지진' 뉴스에 대한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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