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온 교육과학기술부와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결국 '교장공모제'를 놓고 정면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과부는 23일 선발 과정에서 관련지침 위반 논란이 일었던 서울 구로구 영림중과 강원도 춘천 호반초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공모교장 후보 교사 2명에 대한 임용제청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과 강원교육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교과부의 조사결과 발표 내용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교육청 '부실감사' 공방 = 교과부는 영림중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자체 감사결과에 대해 사실상 부실감사라고 판정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관점의 차이라며 반박하고 있어 공방이 계속될 조짐이다.
교과부는 영림중이 1차 심사에서 서류심사, 학교경영계획 설명회 개최, 심층면 접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도록 한 시교육청 및 학교 자체 공고문을 어기고 서류심 사만으로 지원자를 탈락시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것이 문제가 되고 학교측이 탈락 자 5명에게 다시 학교경영계획 설명회에 참여토록 했으나 탈락자들은 결국 심사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불참했다.
교과부는 또 심사결과는 최종 확정시까지 비공개하도록 했는데도 학교는 서류 심사 후 탈락 사실을 후보자에게 통보했으며 반드시 실시해야하는 외부위원 대상 사전연수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했다.
교과부는 "영림중 공모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서울시교육청 감사결과에 대해서도 "사전연수 미실시, 심사절차 위반 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 부실감사'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원도 춘천 호반초등학교에 대해 교과부는 "심사가 매우 불공정했다"고 결론지었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주관한 1차 심사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특정 심사 대상자의 심사표를 공란으로 둔 평정 항목을 0점으로 처리한 뒤 단순 합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격자를 심의 추천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1명만 적격자로 심의·추천해 3 배수를 추천하라는 지침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입장은 = 서울시교육청은 교장 후보자 추천이 거부된 것에 대해 당혹해하면서 23일 오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감사실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부실감사를 했다"는 교과부 지적에 대해 "보기 나름이고 시각의 차이가 있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봤지만 교과부는 미시적으로 봐서 그런것 같다"며 "사전연수와 관련해서는 남부교육청으로부터 자체 심사위원 연수를 했다고 보고받아 믿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교육청 관계자는 "곽노현 교육감이 교과부의 임용제청 거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조만간 공식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곽 교육감이 그동안 교장공모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교육청의 입장에는 교과부의 조사 결과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새학기 개학까지 교장 부임 가능할까 = 교과부-교육청의 공방과 상관없이 이번에 교장 제청이 거부된 영림중과 호반초에 3월 초 개학때까지 교장이 부임할 수 있을지가 학생.학부모들의 관심이다.
교과부가 교장 후보자 임용제청을 거부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과 강원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공모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반 교장이 승진· 전보 발령되는 형식으로 해당 학교에 부임한다.
반면 교육청이 영림중과 호반초에 대한 공모 지정을 유지한다면 한시적으로 교감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면서 공모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한다.
이 경우 이번 공모가 작년 12월 중순부터 시작해 1월 말 마무리된 것을 감안하면 약 1개월 반 정도의 교장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해당교육청이 절차를 빨리 진행할 경우 다소 단축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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