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 기업의 상생 문화를 조성하고자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가 23일 동반성장지수 추진 계획을 확정 발표해 일단 큰 숙제는 해결했지만 위원회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평가 방식에 대한 기업들의 반발이 여전하고 이들 기업을 평가한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서열화하고서 공개할지 정해야 하는 등 남은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동반성장 평가 큰틀 마련 = 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하는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 협약 이행실적 평가' 결과에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평가한 결과를 취합해 대기업의 상생 노력을 지수화한다는 큰 틀을 만들었다.
공정위 협약 이행 평가에서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1차 협력회사의 2차 협력사 지원 실적도 포함된다.
전경련 등 재계는 협력 중소기업 간 지원 현황을 대기업 평가에 반영하도록 한 내용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위원회는 "동반성장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게 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평가할 때에는 구두 발주나 기술탈취 등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납품단가와 결제 수단 및 기간 등 거래조건이 공정했는지 등에 관해 중소기업이 체감한 내용이 반영된다.
대기업을 평가하는 중소기업에는 1, 2차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수요 중소기업도 포함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수요 중소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원자재를 받아 대형 제조사로 납품하는 '샌드위치' 기업으로서 애로사항이 매우 많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평가 대상 기업을 전기ㆍ전자, 기계ㆍ자동차ㆍ조선, 화학ㆍ금속ㆍ비금속, 건설, 도ㆍ소매, 통신ㆍ정보서비스 등 6개 산업군으로 나눴다.
이는 업종에 따라 영업 환경이 달라 평가에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재계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서열화 공개 방식 등은 '고민' = 공정위와 동반성장위원회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56개 대기업을 평가해 이르면 내년 2월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기업의 순위를 어떤 방식으로 발표할지 정하지 못했다.
재계는 대기업의 동반성장 성적 순위를 공개한다는 방침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상생 성적은 등수가 아닌 등급으로 매겨야 하고 명단은 잘한 기업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동반성장 지수의 권위를 세움으로써 기업에 자율적인 상생 경영 이행을 유도하려면 성적 공개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기업 평가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지도 문제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상반기 중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원유와 철광석,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녹록지 않아지는 상황도 대기업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기업 동반성장 큰틀 마련… 남은 과제도 많아
재계 "등수 매기지 말고 잘한 기업만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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