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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147마리 남은 천안 병천…매몰지 사고없다

2만8천마리 매몰처리 불구 침출수.식수문제 없어

돼지 147마리 남은 천안 병천…매몰지 사고없다
먹이를 달라는 돼지들의 '꿀꿀'거리는 소리가 종일 사라지지 않았던 충남 천안의 대표적 축산단지인 병천면 관성리.

올해 초부터 구제역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이 곳은 22일 정적만이 감도는 가운데 매립지를 돌며 침출수를 퍼가는 가축분뇨수집 운반차량만 이따금 오갈 뿐이다.

순대 거리로도 유명한 병천면 지역에서는 이번 구제역으로 사육되던 돼지 2만8천251마리 가운데 99.5%인 2만8천104마리가 살처분뒤 매몰처리되고 겨우 147마리만이 살아 남았다.

대량으로 살처분된 돼지는 적게는 수백마리에서 많게는 수천마리가 무더기로 매몰돼 주민들은 침출수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는 아직 매립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되거나 매립됐던 가축이 밖으로 노출되는 등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고 있어 그나마 안도감을 주고 있다.

이웃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 키우던 한우 100여마리를 묻었다는 황인규(55)씨 농장 한쪽에 있는 길이 20m, 폭 5m 크기의 매립지는 1m 두께 높이로 흙이 깔끔하게 덮여 있고, 위로 고개를 내민 3개의 가스배출관 끝에 달린 팬이 바람에 돌며 냄새를 밖으로 배출시키고 있었다.

또한 둘레에는 침출수가 위로 솟구치는 것에 대비한 듯 배수로가 있었으며 끝에는 침출수를 모으기 위한 저류조가 설치돼 있었으나 주변에 침출수가 흐른 흔적은 없었다.

황씨는 "우리 농장 매립지는 물론 아직 병천면 일대 매립지에서 침출수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며 "그러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다른 지역의 심각한 모습을 지켜보면 걱정돼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는 만큼 철저한 후속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충남에서 가장 많은 80여곳에 이르는 매립지가 있는 천안지역에서 아직 침출수 유출 사례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매립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침출수 유출 방지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아져 적용됐기 때문으로 보이고 있다.

시는 매립에 앞서 먼저 매립지 가장 깊숙한 곳에 1t 가량의 물을 담을 수 있는 물탱크를 설치, 이곳으로 침출수가 고이도록 한 뒤 수시로 밖으로 퍼내 가도록 했으며 가스배출 등을 위해 설치한 유공관은 빗물 유입방지를 위해 U자형으로 설치하는 대신 일자형으로 세우되 맨 위에 팬을 달아 자연 바람에 의해 가스가 밖으로 배출되도록 했다.

또한 매립 이후부터는 시의 위탁을 받은 환경업체가 매일 매립지를 순회하며 소독과 함께 매립지 침출수 유출 등 이상여부를 체크하도록 했으며 가축분뇨수집 운반차량 2대를 침출수 운반 전용차량으로 지정하고 매립지 바닥 저류조에 고인 침출수를 퍼내 정화처리하고 있다.

실제 시가 이번 구제역과 관련해 매립지에서 퍼내 정화처리한 침출수가 400t에 이르고 있다.

매립에 앞서 산채로 가축을 묻다 바닥에 깐 비닐이 찢어져 이로 인해 침출수가 유출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철저한 살처분 과정을 거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박인태 농축산과 주무관은 "침출수 발생은 가축 매몰후 3-5일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그때그때 전용차량으로 매립지를 순회하며 매립지 바닥에 설치한 저류조에 모인 침출수를 뽑아 올려 처리하며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립에 앞서 철저한 살처분 과정을 지키다보니 처리속도가 가장 늦다는 지적을 상급기관으로부터 받기도 했으나 오히려 모범사례로 꼽혀 행안부에 보고됐다"며 "불가피하게 소하천에 인접 설치된 매립지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관리해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천안시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매립 규정을 준수하며 침출수 유출을 최대한 막고 있는 것은 2003년 3차례(천안 북면 1차례·천안 직산면 2차례), 2004년 3차례(천안 풍세 1차례·직산면 1차례·아산시 탕정면 1차례), 2006년 1차례(아산 탕정), 2007년 2차례(천안 동면·풍세면 각 1차례)에 걸친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을 겪는 과정에서 대량으로 가축을 살처분 매립하며 자연스럽게 노하우를 터득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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