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막걸리 수출액이 처음으로 일본 전통술인 사케 수입액을 추월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막걸리 수출액은 한 해 전보다 두 배 급증한 2백 20억 원인데요, 164억 원에 그친 일본 사케 수입액을 처음으로 추월한 겁니다.
어떻게 해서 막걸리가 사케 수입액을 추월했을까. 현장 취재를 나가봤습니다. 취재차 찾은 곳은 우리나라에서 막걸리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진로 막걸리를 OEM으로 생산하는 상신주가였습니다. 수십 년간 내수용 막걸리를 생산해온 이 업체는 작년 1월부터 진로에 막걸리를 납품하며 막걸리 수출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입니다.
그런데 1년 만에 일본에 수출한 막걸리 매출액이 약 60억 원에 달합니다. 전체 막걸리 수출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천300원에서 천500원에 파는 막걸리를 일본 수출품은 단가가 50% 비싼 고급 용기(그래봤자 몇백 원이죠)를 쓰고 성분과 맛을 바꿔 약 7천500원에 팝니다.
일본인 입맛에 맞춘 특화 전략이 성공의 키 포인트입니다. 일본인 중에서도 특히 젊은이들과 여성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우리 막걸리보다 두 배 정도 더 달게 아스파탐을 더 넣었고, 밀 함유량을 60%나 올려 걸쭉한 맛을 낸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재작년까지 내수용만 팔아 20억 원 정도의 매출만 기록하다 일본에 수출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은 80억 원으로 뛰었다고 합니다. 일본 수출용 막걸리를 마셔봤는데, 우리 입맛에는 조금 달다 싶습니다. 양국의 입맛 차이겠지요.
특히 상신주가에서 최근 일본에 '검은콩 막걸리'를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제품이지만 일본에서는 웰빙 이미지와 맞아떨어지며 반응이 좋아 물량을 제대로 댈지 걱정이라고 합니다.
배상면주가에서는 흑미, 녹차, 오미자, 헛개나무 등 5가지 막걸리 5종 세트를 내놓아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 최근 수도권 곳곳에 까페형으로 문을 연 양조장을 일본에도 만들어 우리 전통 생막걸리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랍니다.
국순당에서는 한류스타 배용준 씨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고시레 막걸리'라는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배용준 씨는 '고시레'란 브랜드로 한식당과 김치, 김 등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그중 막걸리 제품을 국순당과 내놓은 것입니다. 배용준 씨와 손 잡은 뒤 국순당의 지난해 막걸리 일본 수출은 재작년에 비해 두배 가량 늘어난 1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일단 출발은 좋습니다.
국순당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막걸리 잡지도 나오고 있을 만큼 인기가 대단한데 특히 한류와 접목되면서 더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이름없는 막걸리 중소기업에서 '겨울연가 막걸리', '선덕여왕 막걸리'를 내놓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국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막걸리가 갈 길은 아직도 멉니다. 막걸리의 리터당 수출 가격은 약 1달러인데요, 일본 사케(4.4달러)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입니다. 사케의 고급화 전략은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막걸리의 비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막걸리가 사케를 이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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