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별것 아닌 질병이 북한에서는 '죽을 병'이 되는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
북한의 한 도시에서 종합 진료소의 내과 의사로 근무했던 김경희(45.가명)씨는 지난 18일 한국의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의사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탈북자는 김씨와 북한에서 3년 동안 의사로 일하다 2005년 탈북한 이자인(36.여)씨 2명이다.
지난 2000년 탈북, 중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식당 등을 전전하다 2007년 한국에 입국한 김씨는 11년 만에 다시 의사 가운을 입게 됐는데, 한국에 정착한 지 4년 만이다.
김씨는 "북한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먹지 못해 병을 앓는 북한 주민들을 많이 접했다"면서 "북한 주민이 병원을 찾는 이유 중 가장 많은 사례가 잘 먹지 못하다가 급하게 먹어서 생기는 급성 위장염이고, 회충을 비롯한 전염성 질환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병이 북한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먹지 못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서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의 현실을 한국과 세계에 알리고 이를 변화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2008년 1월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을 나온 김씨는 같은 해 12월부터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에 근무하며 북한으로 송출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다.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인권에 큰 관심이 있는 김씨는 의사고시에 합격했지만 당분간 자유북한방송에서 근무할 계획이다.
김씨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인권을 유린당하는 북한 주민, 그리고 탈북자의 인권을 위해 의료전문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면서 "통일이 된다면 북한의 후진적인 의료체계를 한국처럼 바꾸려고 북한으로 가서 의료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출신 여의사 "인권활동 의료전문가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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