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벌어 하루 먹는데 며칠을 허탕치게 생겼으니 이를 어째요"
17일 경기도 안산에서 인력사무소 차량을 타고 일터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A(61.여)씨는 몸이 아픈 것보다 생계 걱정이 앞섰다.
A씨는 이날 오전 다른 인부 10여명과 함께 인력사무소 승합차를 타고 그날 일하기로 된 공장으로 가던 중 차가 가로수를 들이받으면서 가슴과 허리를 다쳤다.
다행히 크지 않은 부상이었지만 병원 치료를 받느라 일거리를 놓치게 된 A씨의 속은 바짝 타들어갔다.
"아침 일찍 나가 겨우 얻은 일자린데... 병원에서 한 3일 입원하라지만 어렵죠. 그동안 뭐 먹고 살아요."
기록적인 한파에 일자리는 줄고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물가는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한파를 가장 피부로 느끼는 사람들은 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건설인력을 주로 소개하는 수원의 한 인력사무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일거리가 20~30%가량 줄었다.
이날도 오전 5시30분부터 10여명의 일용직 노동자들이 나와 일거리를 기다렸지만 5~6명은 결국 일감을 얻지 못한 채 발을 돌렸다.
직업소개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건설업은 겨울에 뜸하기 때문에 추우면 일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일용직 근로자는 "일당이 7~8만원으로 벌이가 좋은 건설노동은 겨울엔 일 구하기가 하루에 별따기"라며 "오전 5시부터 이 소개소 저 소개소를 돌아다녔지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일자리가 있어도 서민들의 체감온도는 낮기만 하다.
경기도 수원의 한 관공서에서 청소일을 하는 B(57.여)씨는 올 겨울나기가 유독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B씨는 "아낀다고 아꼈는데 지난달 도시가스비가 평소보다 5~6배 많은 17만원이 나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게다가 채소.고기값이 크게 올라 이번 설 음식상을 제대로 차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채소류는 전주 대비 양송이버섯 20.16%, 호박 24.29% 올랐고, 육류도 돼지고기 삼겹살 10.64%, 한우 등심 1.60% 오름세를 보였다.
B씨는 "예년 같으면 각종 전과 불고기 등을 준비했겠지만, 올해는 난방비를 포함한 생활비가 평소보다 2배가량 든데다 식재료비도 비싸 제사상에 꼭 필요한 음식으로만 간소하게 차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한파·물가상승·구직난 '삼중고' 겪는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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