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한 지하수 먹을 수도 없고, 상수도 확충되기만을 기다리며 생수를 사서 먹을 수도 없고…"
구제역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강원도 내 살처분 매몰지 인근 주민들이 식수원 오염에 따른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내 10개 시군 29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마을 157곳의 매몰지에 12만1천여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 매몰됐다.
문제는 매몰지 인근 상당수 마을이 지하수를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어 침출수 오염에 따른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도내 최대 구제역 발생지이나 가장 많은 가축 살처분이 이뤄진 횡성의 경우 살처분 매립지가 100여곳으로 급증하면서 식수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안흥면 소사리의 경우 상수원보호구역 상류지역인 횡성 최대 양돈단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돼지 3만5천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살처분 매몰지 6곳 중 5곳이 암반지형으로 나타나 부지 선정이 쉽지 않아 살처분 작업이 40% 수준을 밑돌고 있다.
또 다른 지역 매립지 10여 곳에서는 침출수 유출과 악취 등의 민원이 발생해 보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사리 주민 박모(61)씨는 "매몰처분이 한창이다 보니 당장 지하수 오염은 없겠지만 그래도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매몰지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침출수인데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소 70여마리를 살처분한 홍천 장전평2리는 현재 2천540명의 주민이 지하수와 우물을 이용하고 있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처럼 가축 대량 살처분으로 지하수 오염을 우려한 해당 마을 주민들은 비상 급수전을 사용하거나 상수도 확충을 요구하는 등 식수 확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2일과 지난 7일 2차례의 구제역으로 수백 마리를 살처분한 강릉시 구정면 어단리 주민들도 지하수 사용을 중단하고 비상 급수전으로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어단2리 김남득(51) 이장은 "매몰처분이 마무리된 직후 지하수 사용을 꺼리는 주민들이 많아 시에 비상 급수전 설치를 요청했다"며 "앞으로 침출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만큼 조속히 상수도를 확충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는 올 연말까지 국.도비와 시군비 등 270억원을 투입해 춘천, 원주, 횡성, 평창, 철원, 화천 등 구제역 매몰지 6개 시군 14개 읍면 79개리에 245.4㎞의 상수도관을 확충하기로 했다.
그러나 살처분 매몰지 마을에 대한 상수도 확충은 중장기 계획이어서 당장 지하수에 의존해온 주민을 위한 이렇다 할 응급대책은 마련돼 있지 않아 식수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살처분 매몰지 반경 300m 이내 지하수 관정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구제역 매몰지에 대한 지방상수도 확충 등 중장기 계획은 마련됐을 뿐 현재는 출입통제 탓에 별도의 응급대책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방역초소 70곳에서 24시간 소독하는 약물이 인근 하천 및 농경지 등으로 흘러들어 식수원을 오염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도 소방본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수도관 동파 등으로 62건에 285t의 식수와 구제역 이동통제초소에 2만9천678t의 용수를 공급하는 등 급수지원 활동을 펼쳤다.
(춘천=연합뉴스)
"찜찜해서…" 살처분 매몰지 주민 식수 '비상'
지하수 의존 마을 응급대책 미흡..식수난 가중<br>도 "연말까지 270억 투입해 지방상수도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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