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한국교육방송공사)가 한국어로 내레이션을 입혀 방송했던 중국 CCTV 제작 다큐멘터리 '대국굴기(大國굴<山+屈>起)'가 북한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전했다.
'대국굴기'는 15세기 이후 세계를 호령했던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아홉 개 나라의 역사를 12부작으로 다룬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EBS가 2007년 초 방송했다가 반년 뒤 앙코르 방송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북한의 소식통들은 RFA에 후계자 김정은이 '대국굴기'에 대해 '나의 꿈이 실린 영화', '아무리 봐도 싫지 않은 영화'라 말할 정도로 열광하면서 당 고위간부들의 참고용으로 편집본이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첫 화면에 '시사참고용'이라는 자막이 뜨며, EBS 로고를 지우지 않아서 한국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이라는 게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대학생은 RFA에 "지금 대학생과 지식인 속에서 '대국굴기'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당국에서도 크게 단속하지 않고 있어 그 내용을 가지고 공개적인 논쟁까지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대학교수도 "'대국굴기'를 이제는 완전히 통달할 정도로 봤다"고 RFA에 전했다.
편집본은 '9.28 당대표자회'에 참석했던 지방 간부들이 몰래 가져와 퍼져 나갔으며 김정은이 열광했다는 소문까지 전해지면서 DVD나 USB를 이용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RFA는 덧붙였다.
그러나 RFA는 편집된 프로그램에 북한이 적대국으로 삼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역사 부분도 포함돼 있는지, 편집본이 어느 정도 분량인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대국굴기'가 강성대국 구호와 맞아떨어진다고 보고 유통되는 복사본을 회수하거나 소지자 등을 처벌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김정은이 "이제는 우리나라가 자주적 핵 강국이 됐으니 인민들의 식의주(의식주) 문제만 해결하면 '사회주의 강성대국'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했다고 RFA에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국어 내레이션 입힌 중국 다큐 북한서 '인기'
EBS 방송 '대국굴기'…'김정은 열광' 소문에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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