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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상품권 해킹, 백화점서 8억원 빼돌려

금액정보 변환 충전후 실제 상품권 바꿔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모바일 상품권 사이트에서 송수신 데이터를 해킹해 수억원을 충전한 뒤 백화점에서 실물 상품권으로 바꿔 달아난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로 황모(30)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 한 이동통신업체 자회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상품권 사이트에 접속한 다음 한 대포폰에서 다른 대포폰으로 상품권을 보내면서 전송 데이터의 금액정보를 변환해 8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상품권을 선물하는 동시에 해킹 프로그램을 가동해 전송되는 데이터를 중간에 가로채 금액정보를 '-1억 원'으로 변환하는 기발한 수법을 썼다.

이럴 경우 결제는 이뤄지지 않고 -1억 원이란 정보가 애초 상품권을 선물한 휴대전화로 되돌아오면서 +1억 원이 채워진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모바일 상품권은 잔액 2만 원인 휴대전화에서 1만 원짜리를 선물하면 1만 원이 남는 식으로 결제가 되는데, 거꾸로 마이너스 금액정보를 넣으면 '마이너스의 마이너스는 플러스'가 되는 식으로 잔액이 충전되는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황씨는 이런 수법으로 1억 원씩 8번 모두 8억 원을 대포폰에 채워넣고 곧바로 백화점에 들러 실물 상품권으로 교환했다.

이어 정모(30)씨 등 친구 둘(지명수배)을 시켜 명동 일대 상품권 취급업소를 찾아 수수료 5%를 주고 전액 현금으로 바꿨다.

황씨 등은 이렇게 챙긴 7억 3천300만 원으로 강남 고급빌라를 보증금 1억 원, 월세 350만 원에 임대하고 억대 외제 승용차를 굴리는가 하면 개인 헬스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등 호화생활을 했다.

이들은 10월 중순께 같은 수법으로 10억 원을 빼돌리려다 해당 사이트가 범행 사실을 파악해 송수신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마이너스 값이 입력되지 않도록 해 미수에 그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는 2007년에도 인터넷 쇼핑몰을 해킹해 수억원을 가로채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결제 사이트는 데이터를 반드시 암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백화점에 모바일 상품권이 충전된 휴대전화를 갖고 가면 액수를 따지지 않고 인적사항 확인 없이 상품권으로 바꿔준다"며 "범죄에 악용될 개연성이 커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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