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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이 가져다 준 재회?

북한군의 포격으로 한순간에 쑥대밭으로 변한 연평도에서 취재를 한 지 일주일이 다 돼갑니다.

정든 고향이, 살던 집이, 삶의 터전이 폐허로 변한 곳에서 연평도 주민들은 힘겹게 재활의 싹을 틔워가고 있습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습니다.

언제 또 북한의 도발이 있을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도 주민들은 애써 담담하게 하루를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날의 충격이 워낙 컸던 탓에, 주민 대부분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으며 막막한 현실 앞에 잘 웃던 섬 사람들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연평도에서 민박집을 하는 변종현씨는 요즘 작은 위안거리가 생겼습니다.

변씨 역시, 많은 것을 잃어 쉽게 웃을 수는 없지만 어렵게 다시 만난 '코봉이'라는 이름의 개를 볼 때면 잠시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코봉이'는 원래 연평도 군 부대에서 키우던 개입니다.

으레 다른 군 부대의 개처럼, 코봉이 역시 군 잔반을 먹기 위해 부대로 흘러 들었다가 어느 정 많은 장병의 눈에 띄어 길러진 겁니다.

그러다가 부대장이 바뀌면서 코봉이는 부대 밖으로 쫓겨 났고 갈 곳 없이 떠돌다가 정착한 곳이 바로 변종현씨의 민박집입니다.

워낙 순한 데다가 사람을 잘 따랐기에 변씨는 코봉이에게 많은 정을 줬습니다.

그런데 지난 가을 자식같이 아끼던 코봉이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혹여라도 불편할까 목에 줄을 매놓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녀석을 데려간 겁니다.

며칠을 찾아 다녔지만, 코봉이를 발견할 수 없었고 변씨는 애석하게도 코봉이 찾기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난달 23일.

'쾅쾅' 거리는 굉음과 함께 수십 발의 포탄이 연평도에 떨어졌습니다.

혼비백산한 주민들은 놀라 섬을 떠나기 바빴습니다.

변씨도 피난행렬에 동참했습니다.

그러나 마냥 집을 비워둘 수 없었기에 변씨는 며칠 만에 섬으로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변씨의 민박집은 포격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엉망이 돼버린 고향의 모습에 변씨 역시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기척이 끊긴 섬에서 불안과 걱정 속에 보낸 이틀, 뜻밖에 반가운 손님이 변씨를 찾아왔습니다.

잃어버렸던 코봉이가 변씨를 찾아온 겁니다.

덩치는 부쩍 커져 있었지만, 눈에 난 상처를 보고 변씨는 한 눈에 코봉이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난리 통에 코봉이를 데려다 키우던 새 주인이 코봉이를 돌보지 못하게 됐고, 자유로워진 코봉이가 옛 기억을 더듬어 원래 주인인 자기를 찾아 온 것 아니겠다며 변씨는 훌쩍 커버린 코봉이를 기특해했습니다.

변씨는 그날 이후로 줄곧 연평도 민박집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코봉이의 목에는 예전과 달리 튼튼히 줄이 매어졌습니다.

다시는 코봉이와 헤어지고 싶지 않겠다는 뜻이겠죠?

더불어 이곳에서 코봉이와 함께 살아보겠다는 강한 삶의 의지, 스스로의 다짐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변씨 아저씨에게 코봉이가 작은 희망이 되었던 것처럼 삶의 터전을 잃은 연평도 주민 모두가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무엇인가를 꼭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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