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평도 포격 이후 평소 살펴보지 않던 긴급 대피시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리 대피시설의 현실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습니다.
하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1년 16억 원을 들여 만든 양주시청 지하 대피소.
두께가 20센티미터나 되는 육중한 출입문부터 위압적입니다.
[이상무/경기도 양주시청 재난민방위팀 : 방폭문은 두께가 약 20cm 정도 되고요, 핵 충격
파라든지 전자기파를 방지하기 위해서.]
오염처리실, 제독실 등 3단계를 거쳐야 내부 청정구역으로 들어갑니다.
방독면은 물론 자가발전기와 공기여과기 등이 설치돼 핵전쟁도 피할 수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호화 빌라 지하 4층.
핵 방사능과 생화학 무기 공격에도 끄떡 없는 최첨단 사설 대피소가 분양 당시 화제가 됐던 곳입니다.
[중개업소 직원 : (일반인들은 저기에 못 들어가고요?) 아예 못 들어가죠.]
이런 1등급 대피소는 전국에 단 11곳.
총 수용인원은 1만 2천 명에 불과합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대피소.
대피소 간판은 버려져 있고, 내부엔 죽은 쥐가 발견될 정도로 불결합니다.
최전방인 경기도 연천군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지정한 대피소의 출입구 계단은 적치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경기도 연천군 주민 : (여기 대피하라면 하시겠어요?) 아니죠. 싫죠.]
[조원철/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 방재시설하는 것을 낭비로 생각하는 그 사고방식이 잘못됐다라고 하는 겁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평화국가가 아닙니다. 지금 휴전국가입니다.]
지자체, 혹은 주민들의 경제력에 따라 달라도 너무 다른 비상 대피소.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국민들의 운명도 극과 극으로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조귀준)